김준규·공성진, 얼 빠진 당정…'대목' 만난 야당

"부정부패 일소하겠다는 이재오는 어떻게 생각하나"

미디어법과 세종시 문제로 주 전선이 형성된 가운데 정부와 여당에서 '사고'가 속출해 한나라당은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반면 야당은 공세를 강화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6일 야당 대변인단은 격무에 시달렸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대검 출입 기자단에게 '뽑기'로 돈봉투를 돌린 사건과 한나라당 친이 중진인 공성진 의원의 검찰 출두 임박설이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

"이재오는 암행어사 마패 공성진에게 써야겠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공성진 골프장 게이트가 오늘 터졌다"면서 "(문제의) 안성골프장은 제가 말씀드렸지만 안성시장도 감옥 가있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그동안 수차례 돈과 관련된 부정부패 스캔들에 연루되었고, 그럴 때 마다 자정하겠다, 뼈를 깍는 각오로 거듭 태어났다, 깨끗한 정당이 되겠다고 얼마나 많이 국민에게 약속했나"면서 "그러나 결과적으로 지자체장부터 최고위원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거액의 수뢰에 연루된 정당임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고 맹공을 가했다.

우 대변인은 또한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오른팔로 알려져있다"면서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는 이재오 권익위원장은 공성진 최고위원의 골프장 수뢰게이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암행어사의 마패를 공성진 의원에게 먼저 쓰셔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우 대변인은 김준규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검찰총장이 회식 중 기자들에게 촌지를 돌린다는 말인가"면서 "이런 식의 사고를 가진 공직자상을 가지고 어떻게 이 나라의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돈이 난무하는 잘못된 공직사회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말인가"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현 부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통해 "검찰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더니 신종 촌지 전달수법만 고민했나 보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저녁식사 자리에서 사실상 도박에 가까운 '번호 뽑기'를 제안해 8명의 기자들에게 1인당 50만원씩 모두 400만원을 촌지로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할 검찰총장이 언론을 상대로 로비성 뇌물을, 그것도 사실상 도박에 가까운 뽑기 게임을 하다니, 대한민국 검찰총장이 라스베가스 도박공화국 검찰총장을 겸하고 있나? 아니면 카지노 딜러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은 "촌지 주는 방법도 상당히 쇼킹하다"면서 "번호표를 뽑아 당첨된 기자들에게 돈 봉투 하나씩을 건낸 이번 이벤트를 김준규 총장이 직접 제안했다고 하니 이건 한 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검찰총장이 마치 카지노딜러처럼 도박뽑기로 돈봉투를 돌렸다니, 기자들을 뇌물로 회유하겠다는 저열한 발상 자체는 물론이고,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신총촌지' 수법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고 가세했다.

한 야당의 대변인은 "효성 비자금 문제부터 해서 요즘 논평할 거리가 넘쳐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부패 의혹 사건이 줄줄이 이어지다 보니 오히려 여권에 면역력이 생기는 해 걱정이다"면서 "국민들도 '또 그러려니'할까 싶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