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정치지형의 변화가 오는 4월 12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도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확연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경남의 경우 선거구가 모두 10곳이다. 전국 30개 선거구에서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 1명과 기초자치단체장 3명, 광역의회 의원 7명, 기초의회 의원 19명이 새로 선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3분의 1에 해당한다. 그만큼 정치적 비중과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조기대선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전초전 성격이 강해 각 정당별로 사활을 건 총력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24일 후보등록을 거친 마감 결과에 따르면 ‘보수의 텃밭’인 경남의 정치구도가 새롭게 짜일 가능성이 짙다.
정당별 후보 등록 현황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광역의원 1명과 기초의원 6명을 공천했다. 자유한국당은 각각 2명과 6명이다. 국민의당은 1명씩 2명을 공천했다. 바른정당은 1명과 4명, 정의당 각각 1명씩 2명이다. 무소속의 경우 1명과 11명으로 총 12명에 이른다.
경남이 옛 새누리당의 텃밭이었음을 감안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후보들을 모두 합해도 전체 36명 가운데 13명밖에 되지 않는다. 고착화된 정치구도가 무너질 가능성이 커진 이유이다.
광역의원을 선출하는 양산시 제1선거구에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후보가 레이스를 펼친다. 남해군 선거구에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무소속 후보가 경합을 벌인다. 후보 소속별로 보면 자유한국당이 2명이고 나머지는 무소속을 포함해 각 정당별로 1명씩 고르게 분포해 있다.
기초의원 선거구는 김해가·김해바·거제마·함안라·창녕나·하동나·합천나·양산마 등 8곳이다. 각 정당별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각각 6명씩이다. 바른정당은 4명,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각각 1명씩이다.
특이한 점은 기초의원 후보 중 무소속이 무려 11명이라는 것이다. 또 거제마와 하동나의 경우 자유한국당 후보가 아예 없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는 굳건했던 보수정당 지지율이 국정농단 사태를 겪는 동안 와해된 것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많다.
또 조기대선을 앞두고 사분오열된 정치구도 속에서 특정 정당에 속하기보다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결과에 따라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포석이 넓게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기초의원 A 후보는 “예전엔 특정 정당의 깃발만 꽂아도 무조건 당선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치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개헌과 조기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연대나 이합집산이 불을 보듯 뻔해 특정 정당을 선택하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무소속 B 후보는 “기초의원의 경우 정당공천제 자체가 폐지돼야 한다”며 “이번 재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적 줄세우기와 줄서기가 없어지고 경남의 정치구도가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27일 오전 11시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재보궐선거 후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월 12일은 경남정치의 일당독점을 혁파하는 선거일”이라며 “도민의 삶을 왜곡해온 30년 일당독점을 청산하고, 경남 지방정치의 균형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어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의 불만은 정책에 반영되지 못한다”며 “투표시간이 오후 8시까지 연장되므로 퇴근 후에라도 꼭 투표해달라. 만약, 당일 투표가 어려우면 오는 4월 7일과 8일 이틀간 진행되는 사전투표에 꼭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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