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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세 가지'를 들려주세요

[전홍기혜 기자의 '세 가지'] ①

작년 말과 올해 초, 저는 크게 앓았습니다. 병세가 깊을 경우 시한부 선고를 받을 수도 있는 중증 질환인지라, 처음 진단을 받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한 것이어서, 저는 지난달 수술을 받고 이제는 다시 기사를 쓸 수 있을 만큼 건강이 회복됐습니다. 아직 치료 과정 중에 있지만 말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중증 환자'가 되면서 깨달은 바가 많습니다. 우리 사회의 또 하나의 소수자이자 약자인 '환자'에 대한 편견과 부조리를 느꼈습니다. 폐쇄적이고, 어찌보면 강제적인 공간인 병원에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아픔(고통)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을 공유하며 만나게 된 사람들을 통해 적잖은 위안을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전까지는 내가 태어난 순간을 시작점으로 끝을 모르고 뻗은 반직선의 삶을 살았다면, 겨우 얼굴 두 번 본 대학병원 의사의 입에서 '00병'이라는 말이 나온 그 순간 끝이 분명히 존재함을 아는 선분의 삶이 확 다가왔습니다. 다만 그 끝이 언제인지, 그리고 그 과정이 어찌할지 모를 뿐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불변의 사실이지만, 이를 매 순간 인지하면서 사는 현자, 아니 도인은 극히 드물 것입니다. 저 어딘가에 끝점이 있다, 그리고 그 끝이 번개처럼 급작스러울 수도 있다는 걸 새삼 절감하면서 나의 시간, 사람, 일 등 많은 것들에 대해 곱씹어보게 됐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그리고 '유한'한 내 미래를 새롭게 꿈꿔봅니다.

서론이 너무 무겁고 길었나요? 이번 기획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된 제 인생의 세번째 '사건'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개개인의 삶은 온 우주를 집어삼킨 것처럼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또 달리 보면 살아간다는 것의 고갱이는 어쩌면 한 손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있을만큼 단순하기도 합니다. 짧은 기간이니마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간접 체험하고 되돌아본 제 삶도 그랬습니다.

당신 인생의 '세 가지' 일(사람)들은 무엇(누구)입니까? 그렇게 귀하게, 때론 아프게 거쳐온 시간들, 사람들 덕분에 당신의 현재와 미래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당신과 그 옆 사람, 또 옆의 옆 사람...우리는 어떤 연대와 공감을 꾀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대한민국의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나선 '장미대선'의 후보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의 '세 가지'에 대해.

ⓒ프레시안(최형락)

뱀발. 끝까지 너무 '진지모드'였나요? 무엇보다 '세 가지'로 정한 건 나이와 과거 잦은 음주로 인한 건망증으로 '다섯 가지'는 도저히 기억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무겁고 어려운 질문 만이 아니라 가벼운 질문도 던져 볼랍니다. 사는 게 그렇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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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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