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정감사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첨예한 논란의 대상인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집중됐다.
황지우 전 총장의 사퇴 과정에서 벌어졌던 코드 인사 논란이 재연된 것이다. 지난 5월 문화부의 한예종 감사에서 여러 논쟁적 사안이 제기되자 황지우 당시 총장은 사퇴했고 이후 교수직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한예종은 개교 이래 재직 교수 18명의 자녀 가운데 25명이 이 학교에 입학했다"면서 "한예종은 교수 상호간 자녀에 대해 출제 및 평가위원으로 교차 참여하는 등 입시비리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전 총장의 자녀 역시 채점표를 보니 심사위원간의 점수 차가 무려 43점이나 난다"며 "한예종이 투명하지 못한 입학사정을 했다"고 말했다. 입시 의혹을 책임지고 황 전 총장이 자진 사퇴했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도 "한예종 학생들이 세계 무대에서 큰 상을 받아오는 등 이 학교는 콘텐츠 산업의 주축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초빙교수 채용부정과 부정입학 논란 등 너무나 많은 지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경악할 만한 일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입시 논란에 대해 박종원 총장은 "일반적인 일은 아닌 것 같다.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에둘러 답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한예종 감사의 정치적 성격을 제기했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문화부가 10명의 직원을 투입해 한 달 넘게 유례없는 비인격적인 감사가 이뤄졌다"며 "당시 보복성 감사였다는 지적이 주류를 이뤘다"고 비판했다.
뉴라이트 성향 문화단체 출신인 박 총장도 "평소에 비해 기간은 더 길었던 것 같다"고 말해 일상적 수준 이상의 감사였음 시사했다.
한편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국회 입법조사처의 답변 등을 근거로 "'총장 임기를 마치지 못하면 교수직을 잃는다'는 규정에 따라 황 전 총장이 교수직까지 잃게 된 것은 자의적 법해석으로 위헌"이라며 "황 전 총장의 교수직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총장은 "교육과학기술부에 먼저 문의한 뒤 처리한 것"이라며 "법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황 전 총장의) 복직을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한편 황 전 총장 사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통섭 교육 논란에 대해 박 총장은 "통섭, 융합 사업은 많은 형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우리는 프로젝트 위주로 우리 학교에 맞는 사업을 개발해낼 계획이다"고 답해 일부 문화계 우파 인사들의 중단 요구에 따르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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