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문화·관광 기획] 中 사드보복 여파에도 굳건한 남이섬…한국 관광의 표준 제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문화·관광 기획] 中 사드보복 여파에도 굳건한 남이섬…한국 관광의 표준 제시

지속적인 해외교류로 국제네트워크 구축..우호국가와의 활발한 교류

외국인 시각에서 바라본 존중과 배려의 미학…각종 위기 선도적 대응
할랄식당·카페 운영, 기도실 확장 등 무슬림 관광객 발길

한 해 120개국 130만 명의 외국인이 찾는다는 남이섬. 최근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한국관광제한이라는 초강수에도 흔들림 없는 남이섬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주말 한국 관광의 자존심 ‘남이섬’을 직접 찾았다. 편집자.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안목


관광업계는 늘 국제적 주요 이슈에 따라 요동치고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최근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관광제한정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도 한 예다.

하지만 남이섬은 달랐다. 작년 한해 외국인 관광객 130만명을 돌파한 남이섬은 중국 뿐 아니라 120여 개국에서 방문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은 동남아 관광객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유커는 남이섬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130만 명 중 27%로 우리나라의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유커가 차지하는 비중(47%)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모든 관광업계가 ‘유커’, ‘싼커’에 집중할 당시에도 전 세계를 아우르는 관광정책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초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작년 남이섬을 방문한 무슬림은 말레이시아·태국이 각각 14만명, 인도네시아·베트남 10만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남이섬은 이에 발맞춰 일찍이 2014년부터 할랄 공인인증 음식점 ‘아시안패밀리레스토랑 동문’을 운영하며 무슬림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또 남이섬 내 ‘스윙까페’와 ‘북까페’ 등에서는 할랄 인증을 받은 냉동생지를 프랑스 브리드(BRIDOR)에서 공수해 직접 구워 판매한다. 이 빵은 무슬림은 물론 세계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크로와상 등 신선한 빵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했다.

▲2015년 남이섬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어린이 공연. ⓒ남이섬

여행가이드 모하메드 아쉬라프(말레이시아·28)는 “남이섬을 찾을 때마다 항상 들르는 곳은 아시안패밀리레스토랑 동문이다. 이곳의 나시고랭은 단연 최고”라며 “기도실과 식당이 한 건물에 있어서 편리하다. 종교를 인정해주는 느낌이 들어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이섬은 최근 무슬림 기도실을 확장 이전했다.

◇신축된 이슬람 기도실


‘무솔라(Musolla)’는 전용면적 144㎡(44평)로 한번에 130여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있던 기도실(68㎡․20평)의 2배가 넘는 규모다. 하루 5번 기도를 해야 하는 무슬림 고객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더라면 꿈도 못 꿀 변화다.

▲남이섬 내에 신축된 무슬림 기도실 무솔라 전경. ⓒ남이섬

반면, 한국을 찾는 98만 무슬림을 위한 인프라는 전국적으로 부실한 편이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 따르면 전국에 이슬람 기도실은 115여 곳, 공식 할랄 인증을 받은 식당은 12여 곳에 불과하다.

‘역발상의 힘’ 남이섬의 저력


남이섬에게 위기는 늘 기회였다. 1965년 수재 민병도 선생이 토지를 매입해 모래뿐이던 불모지에 나무를 심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다. 하지만 자연은 정직했다. 정성스레 가꾼 나무들은 남이섬의 가장 큰 재산이 되었고, 지금도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도 남이섬을 뿌리째 흔든 사건이었다. 그러나 남이섬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며 쓰레기를 관광상품화 하기 시작했다. 쓰레기를 재활용하니 자연이 살아났고 쓰레기는 쓸모 있는 작품으로 탈바꿈해 섬의 상징이 됐다.

▲동남아 관광객들이 눈내린 남이섬에서 겨울 낭만을 즐기며 사진을 찍고 있다. ⓒ남이섬

섬에 숲이 우거지자 많은 문화·예술인의 발길이 잦아졌다. 남이섬은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머리를 맞대 공연․전시를 기획했다. 이 후 문화예술 자연생태의 청정정원으로 거듭난 남이섬은 ‘동화나라’, ‘노래의 섬’을 콘셉트로 다양한 문화행사, 콘서트 및 전시를 연중무휴 진행하고 있다.

또 섬의 아름다움에는 피땀 어린 직원들의 노고도 한몫했다. 벤치부터 울타리 하나까지 직원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을 정도로 모든 곳에 ‘손끝정성’이 더해져 지금의 남이섬이 탄생한 것이다.

◇끊임없는 해외교류, 한국 관광의 자존심으로


남이섬은 10년 전부터 전 세계 다양한 해외 관광지들을 상대로 남이섬만의 경영철학과 감성문화를 앞세워 다양한 교류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좋은 것은 알리고, 함께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남이섬은 중국 광동성 해릉도, 대소동천을 비롯해 용경협, 황산, 구채구, 일본의 토야마, 말레이시아 랑카위 등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써 상호 직원 교환 파견 근무와 마케팅, 홍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지면서 ‘윈윈’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무엇보다 매년 60여 명의 직원을 싱가포르, 홍콩, 광저우, 말레이시아 등지로 연수를 보내 외국인의 삶을 가까이서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이처럼 남이섬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를 향한 넓은 시각으로 외국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다. 감성과 문화를 앞세운 남이섬만의 배려정책은 관광안내 리플릿을 7개 언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로 비치하고, 곳곳에 세계 각국어로 된 팻말과 지도를 설치해 여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했다.

▲말레이시아 문화관광부 부장관을 비롯해 주요 관계자들이 작년 남이섬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남이섬

또한 세계 여러 국가들이 다방면의 문화예술 교류를 이어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남이섬은 2005년 덴마크 동화작가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기리는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나미콩쿠르(남이섬국제그림책일러스트레이션공모전)’는 세계 3대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으로 부상하며 지난해 89개국 1천777개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참여해 그 위상을 더했다.

이로써 남이섬은 작년 기준 연 입장객 330만명, 외국인 130만명이 찾는 명실상부한 국제관광지로써 한국관광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남이섬 전명준 대표이사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2000만 시대를 눈앞에 둔만큼, 한국적 특성을 살린 직원들의 ‘손끝 정성’과 동반성장을 앞세운 ‘북한강 관광벨트’를 통해 자연 속 문화를 체험하는 설렘의 100년 관광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