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은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자 "정치권의 통렬한 자기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개헌을 포함한 '정치 개혁'과 '개혁 입법'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정 의장은 현행 '국회 선진화법'을 손볼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정세균 의장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담화문을 발표하고 "이번 탄핵 사태는 대통령 개인과 측근의 문제를 넘어 한국 정치가 안고 있는 여러 복합적인 문제의 결과물이기도 하다"면서 "우리 정치가 탄핵되었다는 심정으로 정치 개혁에 매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정치 개혁 과제에 대해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체제 문제, 허약한 정당 정치, 당리당략을 앞세운 비타협주의와 승자독식 등 정치권이 묵인해 온 제도와 관습이 적폐를 키우는 온상이 되어왔음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구체적으로 "대통령 선거 과정을 통해서 각 후보나 제 정당이 개헌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 가리라고 본다"면서 "개헌 논의 과정에서 앞으로 선거 제도를 어떻게 개편함으로써 국민의 투표를 제대로 선거 결과에 반영할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활발한 개헌 논의와 선거 제도 개편을 함께 추진하도록 국회가 책임지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개혁 입법에 대해서는 "20대 국회가 소위 '개혁 법안'이나 쟁점 법안에서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지난 2월 임시 국회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주 초에 여야 4당 원내대표와 함께 이 문제를 함께 의논하고 대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특히 "어려운 숙제를 풀어나가는 데 '국회 선진화법'이 걸림돌이 되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 고심할 것"이라며 "지난 19대 국회 4년 동안 국회 선진화법 운용 결과를 자세하게 평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서 국회가 생산성을 찾는 방안을 함께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번 탄핵의 의미에 대해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어떤 권력이나 집단도 주권재민의 헌법 정신 위에 군림할 수 없음을 재확인하고, 우리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 의장은 "정치권은 새로운 분열과 분란을 조장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면서 촛불 집회와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 양쪽을 향해서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이제는 마음을 정돈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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