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원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시대는 지금 서민과 약자에 대한 보호를 한나라당에 요구하고 있다"면서 "피할 수도 없고 또한 피해서도 안 될 중요한 정치개혁 과제들이 놓여 있다. 개헌논의, 행정체제 개편과 선거제도 개선 등 하나 하나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유불리 떠나 정치개혁에 임해야"
▲ 정몽준 대표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첫 행보를 가졌다. ⓒ뉴시스 |
정 대표는 박근혜, 강재섭, 박희태 등 전임 대표들을 거명하며 "이 자리를 빌려 감사와 경의를 보낸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치가 변해야 한다. 우리 한나라당이 먼저 변해야 한다. 변화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야당과 소통하는 우리의 마음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특히 "특정 정당, 특정 정치인의 유불리를 떠나 국가의 100년 대계를 위한 정치 개혁에 임해야 한다"면서 개헌, 행정제도 개편, 선거제도 개편 등을 언급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개혁 주문과 정확히 조응한다.
이와 함께 그는 "저는 주어진 재임 기간 동안 많은 것을 하기보다는 한 가지라도 제대로 이뤄내는 자세로 임하겠다"면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화학적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원 민주주의의 정수가 한나라당내에서 구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10월 재보선이 시험대지만…
변화와 화합을 슬로건으로 내걸었지만 정몽준 체제의 앞날이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당장 한나라당 내에선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를 위한 내년 2월 조기전당대회론이 힘을 얻고 있다. 내심 대권을 노리고 있는 정 대표 입장에선 단순한 '승계 대표'로서 징검다리 역할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10월 재보선은 정 대표가 넘어야 할 첫번째 산이다. 정 대표는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자신의 앞마당인 울산북구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별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예고된 공천갈등도 조정해 내야 한다. 이날 <조선일보>는 '10월 재·보선 공천전략 검토(안)'이라는 제목의 한나라당의 '대외비' 보고서를 보도했다.
이 문건에는 "강릉은 심재엽, 양산에는 박희태, 안산 상록을은 민주당 공천 후 결정이 바람직"하다며 "(강릉에 친박 심재엽을 공천 할) 경우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 나설 가능성이 높으며, 설사 낙선하더라도 '박근혜 신화'가 깨지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친이·친박 갈등은 다소 완화"라는 계산이 담겼다.
이 문건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장광근 사무총장, 안상수 원내대표 등 청와대와 핫라인이 구축된 실세 인사들에 포위된 정 대표가 자칫 힘도 쓰지 못하고 공천이 좌우될 가능성이 상존함을 보여준다.
정몽준 대표 일문일답 -당직 인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비서실장, 대변인의 후임자 선정 여부 등을 고심하고 있다. 좋은 의견 있으면 참고하겠다. -'민본21'이 7일 당 쇄신, 내년 조기 전당대회 등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168명의 의원이 있는 책임있는 직권 여당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들어서 앞으로 변화 방향과 원칙을 같이 상의하겠다. -계파 문제가 있는 등, 정 대표가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흔히 친이, 친박 (구도가) 좋으냐, 나쁘냐 하는 것보다 앞으로 어떻게 할 지가 중요하다. 한나라당의 여러 구도가 보다 개방적이 됐으면 하는게 바람이다. -'개방해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정당 정치가 국민들에게 소속감을 드리지 못하고 불신을 드리는 것에 대해 당의 문호를 넓게 개방하자느 것이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 -내일 당청 회동이 있는데 이 대통령에게 무엇을 얘기하고 싶나? 한나라당 의원분들이 청와대와 보다 가까워 졌으면 한다. 현재 청와대에서 의원들과 많은 의사 교류를 하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청와대가 결정하면 당이 따라간다는 비판이 있다. 당청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정치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데로 하면 된다.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킨 여당으로서 이명박 정부를 당연히 지원할 권리와 의무가 있고, 3권 분리 원칙에 의해 국회의원으로 -지금 정부가 서민 행보를 해나가고 있다. 집권 여당 대표가 '재벌 출신'이라는 점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지 않나? 6.25때 부산에 피난을 가서 찍은 사진이 있다. 그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범한 가정,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 사람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계속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다. -정운찬 총리에 이어 정몽준 대표가 취임하면서 여권의 차기 대권 구도가 다양화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 포부가 있나? 한나라당에서는 국민들이 볼 때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몇 분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중요한 분들 4~5분이 있는 것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회 전체의 품위도 올라가고 정치권 위상도 제고된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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