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당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배치 작업에 중국 정부가 격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한미 사드 배치를 결연히 반대하고 필요한 조치를 결연히 취해 우리의 안전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겅솽 대변인은 "(사드 배치로) 발생하는 모든 뒷감당은 한국과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면서 "유관국들이 사드 배치 과정을 즉각 중단하고 잘못된 길에서 더 멀리 가면 안 된다는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미 한국 관광 상품 판매 중단, 중국 내 롯데 매장에 대한 영업 정지 조치가 이뤄진 데 이어 각종 비관세 보복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중국의 보복성 조치에 대해 모니터링과 소통 강화 등 기존 입장만 반복할 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 내 (사드 보복) 관련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보다 강화하면서 피해업계 지원, 시장 다변화 측면 지원 등 우리 기업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유기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WTO(세계무역기구),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등 규범에 위배되는 조치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와의 협조 하에 국제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WTO와 한중 FTA 등 규범에 관한 법적 절차를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 간 협의를 통해 면밀하게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순방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조 대변인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는 한미 동맹 차원에서 결정을 내려서 추진하는 사안"이라며 "사드가 오로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방어용 조치이고,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입장을 중국측에 전달하는 문제에 대해 한미 간 공동보조를 맞출 것"이라고 했다.
4월 미중 정상회담이 조율 중인 가운데 중국을 방문하는 틸러슨 장관이 북핵 등 동북아 현안을 논의하며 자연스럽게 '사드 배치가 중국과는 무관하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방어 차원'이라는 점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외교부는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관계가 순탄치 않은 모습을 보여 온 가운데, 한미가 협상과 설득에 앞서 중국이 '핵심 이익의 침해'로 간주하는 사드 배치를 강행한 뒤에 이를 외교적으로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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