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품들은 현재 빈소가 마련된 국회의사당 잔디광장에 전시 중이다. 이희호 여사는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은 직후 유품이 전시된 곳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최경환 비서관에 따르면 입관식이 치러진 지난 20일 오열하고 링거를 맞기도 했던 이 여사는 원기를 많이 회복해 가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 까지 사용했던 유품들
벙어리 장갑과 덧양말에 대해 최 비서관은 "거의 오전에 하나 오후에 하나 만드셨다. 이희호 여사님의 뜨개질 솜씨는 유명하다"면서 "대통령께서 운명하실 때도 이것들을 착용하고 계셨다"고 전했다.
▲ 김 전 대통령이 입원 당시 신었던 양말ⓒ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이날 유품 중에선 발목 고무밴드가 빠진 양말이 눈길을 끌었다. 1971년 대선 유세 당시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김 전 대통령은 조금만 서 있거나 걸어도 다리가 부었다. 그래서 양말을 사면 비서들이 고무밴드를 빼 냈다는 것.
▲ 이희호 여사가 쓴 성경구절이 적혀있는 부채ⓒ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여름마다 사용하던 낡은 붉은색 부채에는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립보 4장 13절)라는 성경 구절이 붓글씨로 쓰여 있었다. 하단부에 '이희호 씀'이라고 적혀있다.
▲ 김 전 대통령 내외는 다정한 모습이 새겨진 이 방석을 아꼈다고 한다ⓒ인터넷공동사진취재단 |
생전에 침실에서 등받이로 사용했던 방석도 낡았기는 마찬가지다. 함께 꽃밭을 가꾸는 다정한 모습이 새겨진 이 방석은 김 전 대통령 내외가 아낀 것이라고 한다.
▲ 행동하는 양심, 만방일가, 후광, 김대중 인 이라고 새겨진 낙관ⓒ인터넷공동사진취재단 |
서예애호가였던 김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낙관도 공개됐다. 1992년 대통령 선거 세 번 째 낙선 이후 선물받은 이 낙관은 '후광', '김대중인', '만방일가'(세계는 하나의 가족),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 왼쪽 위에 김 전 대통령이 30년 넘게 사용한 영어 사전이 놓여있다ⓒ인터넷공동사진취재단 |
책과 글을 놓지 않았던 고인의 만년필, 수첩, 안경 등도 눈에 띄었다. 특히 활자가 작은 낡은 영어 사전은 일본 삼성당에서 쇼와 47년(1972년) 발간한 것으로 고인이 최근까지 사용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이 일본에 망명 했을 때 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