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 소변 혈액 체액 활용 간단 '암' 진단 기술 개발

암 진단 장치 '엑소디스크'

소변 혈액 체액 몇 방울로 간단하게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조윤경 생명과학부 교수팀은 소변에서 '나노 소포체'를 분리하고 검출하는 장치인 '엑소디스크(exodisc)'를 개발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 엑소디스크를 개발한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우현경 연구원, 조윤경 교수, 비자야 순카라 박사. ⓒ울산과학기술원

나노 소포체는 세포 활동 중에 나오는 40∼1천㎚(나노미터=10억분의 1ｍ) 크기의 생체물질로 종양의 진행 전이나 세포 신호 전달에 기여하고 유전정보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물질을 분석하면 암 등 각종 질병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입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마땅한 방법이 지금까지 없었다.

세포를 분리하는 원심분리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기존보다 500배 이상 빠르게 회전하는 초고속 원심분리기가 필요했다.

조 교수팀은 엑소디스크라는 '랩온어디스크'(lab-on-a-disc·디스크) 모양의 바이오칩으로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미세입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필터를 추가해, 초고속 원심분리법보다 300배 낮은 원심력으로도 나노 소포체를 걸러낼 수 있게 했다.

엑소디스크는 칩 안에 두 종류의 필터(20㎚, 600㎚)가 설치돼 크기별로 입자를 분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소변을 엑소디스크에 넣고 구동시키면 20㎚보다 크고 600㎚보다 작은 입자만 걸러내 농축할 수 있다.

조 교수팀은 방광암 환자의 소변에서 검출한 나노 소포체를 분석, 정상인과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는 점도 확인하고 초고속 원심분리법보다 300배 낮은 원심력으로도 나노 소포체를 걸러낼 수 있게 했다. 엑소디스크라는 디스크 모양의 바이오칩으로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조 교수는 "소변에서 검출하는 장치인 '엑소디스크(exodisc)'를 개발해 간단하게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ACS 나노' 28일 자에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