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양산 출마 결심을 밝혔다. 11일 박 대표는 무려 3개월 여만에 재개된 청와대 회동에서 이같이 말했다. 배석한 김효재 대표비서실장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잘 알았다'면서 박 대표를 격려했다.
정정길 비서실장, 맹형규 정무수석, 장광근 사무총장 등이 배석한 40여 분간의 논의에 이어 이 대통령과 박 대표의 30여 분간 독대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브리핑은 간략했다.
김효재 비서실장은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심도 깊은 논의가 오가며 박 대표의 대표직 유지 여부 등에 대한 가닥이 잡혔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통령은 "개각과 관련된 문제는 대통령에게 시기와 방식을 맡겨달라"며 여당의 관심을 차단했다.
"대표직, 지도부 이야기 전혀 안 나왔다"
양산 출마 시 대표직 유지 여부와 관련해 김 비서실장은 이날 오간 이야기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그 문제는 대통령과 상의할 문제도 아니고 논의되지도 않았다"면서 "당 지도부와 상의할 문제고 곧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대표의 결심을 들었고 결심에 대해서 격려하신 것으로 해석한다"고만 말했다.
대표직 유지 여부와 연동되는 당 지도부 정비에 대해서도 김 비서실장은 "오늘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그 문제는 당 지도부 최고위원회의 멤버들과 상의해야 할 문제로 현재 논의 중이고 머지않아 결론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같은 답을 반복했다.
김 비서실장의 말대로라면 이날 회동에서 재보선, 당 지도부 관련 현안은 전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는 이야긴데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어쨌든 박 대표가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재보선 출마를 선언한 셈이 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당 대표의 국회의원 출마도 청와대에 보고하고 하나"면서 "그럴 바에야 한나라당 해산하고 청와대의 한 부처로 편입하는 것이 옳다'고 꼬집었다.
"서민 고통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개각과 관련해 박 대표는 당의 의견을 대체로 충실히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맡겨달라'고 일축했다.
김효재 비서실장은 "정치인 입각 건의 등이 반영 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도)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더욱 더 정부가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예의 '서민론'을 강조하며 정기국회와 관련된 사안을 언급했다.
미디어법을 통과시켜 놓은 정부는 비정규법 등을 정기국회 현안으로 꼽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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