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국민체육센터, 운영권 힘겨루기 '갈등 장기화' 조짐

경남 거창국민체육센터의 거창군 직영체제에 맞서 거창스포츠클럽이 힘겨루기에 나서면서 갈등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창스포츠클럽은 지난해 2월 국민생활체육회의 ‘종합형 스포츠클럽’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거창군이 직접 운영해오던 국민체육센터를 같은해 10월 1일부터 위탁 운영해왔다.

그러나 국민체육센터 운영과 관련해서 600여명의 수영회원들이 있는 거창수영연합회와 거창스포츠클럽이 마찰을 빚으면서 파열음을 일으켰다.

 

2016년 3월 수영강사들과의 재계약 문제에 따른 불화로 600여명의 수영회원들이 수업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100여명이 넘은 회원들의 환불사태까지 발생했다.

또 거창스포츠클럽이 지난해 10월에는 거창 꿈나무수영클럽 선수부 학생들에게 입장료를 요구하고 훈련을 방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협화음’이 7개월 동안 지속돼 왔다. 당시 학생들은 함양까지 가서 수영훈련을 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여기에는 당시 상황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봉합하지 못한 거창군의 태도도 갈등을 키워버린 셈이 됐다.

결국 군은 지난 14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군은 위탁협약이 해지된 거창스포츠클럽을 전면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오후에는 공무원들을 동원해 “공공시설인 국민체육센터를 스포츠클럽이 무담점유하고 있어 군민이 불편을 끼치고 있다”며 행정집행에 나섰다.

이틀 뒤 16일 거창스포츠클럽의 반격이 시작됐다. 이들은 군청 브리핑룸 기자회견을 통해 “거창군수의 위탁협약 해지는 평가항목의 선정, 평가과정의 투명성, 객관성 등을 갖추지 못한 평가결과에 따라 일방적으로 행한 것이어서 그 해지 요건을 갖추지 못해 부적법하므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거창국민체육센터는 오는 28일까지 강제집행과 직영체제 운영에 따른 준비관계로 중단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들이 떠안게 됐다.

 

앞서 거창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수영장과 볼링장, 탁구장을 총괄하는 거창국민체육센터를 직영하는 쪽으로 내부결정을 내렸다.

 

운영계획안에는 거창스포츠클럽과 위탁계약을 해지하고 6급, 7급 공무원이 한명씩 배치돼 프로그램 운영과 근로자 관리를 맡기로 했다. 이밖에 사무직 4명을 제외한 현장관리 인력은 그대로 승계하기로 했다.

이같은 결정에 따라 지난 1월 5일, 17일, 20일 세 차례에 걸쳐 국민체육센터 인수와 시설물 인계를 클럽에 통보했다. 그러나 거창스포츠클럽은 지난달 18일 공문을 통해 “국민체육센터 인수·인계 계획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해 11월 17일 거창스포츠센터 위탁협약을 해지했다. 위탁협약서상 해지효력은 2개월이 지나야 하고, 시설물은 1개월 이내에 반환토록 되어 있어 반환기환을 사실상 지난 6일자로 완료됐다.

 
당시 협약서에는 국민체육센터를 거창스포츠클럽에 위탁할 때 “최초 1년간 운영하고, 운영평가 후 위탁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조건부 승인을 명시한 바 있다. 군은 이 조항에 따라 직영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한편 거창스포츠클럽은 2015년 3월에 ‘종합형스포츠클럽 중소도시형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연 2억원씩 3년간 총 6억원의 운영자금이 국민생활체육회로부터 지원되고, 거창군에서는 지금까지 2015년 5630만원, 2016년 2억2530만원 등 총 2억8160만원의 운영비가 투입됐다.

 

거창스포츠클럽은 16일 거창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4일 거창군이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군 공무원 40~50명을 동원해 국민체육센터를 불법 점거하고, 클럽 관계자들을 강제로 퇴거시키는 위법행위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클럽 측은 거창군수와 거창스포츠클럽 사이의 위탁협약은 공권력의 작용으로서의 행정행위가 아니라 민사약정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민사약정에서 협약을 둘러싼 분쟁은 당사자들 사이에 합의가 되지 아니할 경우 민사판결을 받아 강제집행을 할 수 있을 뿐 공유재산 물품관리법 및 행정대집행법에 따른 직접집행이나 대집행은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3년간의 약정기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초 1년간의 운영에 대한 평가 후 위탁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협약조항을 근거로 위탁운영 1년이 되기도 전에 군 공무원 1~2명이 자체적으로 불공정하게 운영 평가한 결과를 가지고 위탁협약을 해지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옥 거창스포츠클럽 김진옥 회장은 “거창군과 관계 공무원들은 강제퇴거의 실력행사가 법적근거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일부러 법에 정해진 절차를 지키지 아니하기로 결의하고 범죄행위를 공모 실행한 거창군수 및 관계공무원들은 응분의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창군 관계자는 “순수 민간조직 형태의 클럽 센터운영과 관련해 클럽 측이 영리를 우선으로 운영해 공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수영인연합회 등 관련단체, 이용 군민들 간의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됐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