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가 문제일 뿐 조기 전당대회 개최가 확정적인 한나라당에서 전당대회 전초전 격인 광역 시도당 위원장 선출이 한창이다.
친박계의 영남권 장악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범 친이계 매파로 분류되는 전여옥 의원이 서울시당 위원장 출사표를 던졌다. 임기 1년의 시당위원장들은 전당대회 뿐 아니라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영남은 친박천하
전 의원은 17일 "지금 한나라당은 위기"라며 "'웰빙당'도 기막힌데 '웰다잉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국민들의 탄식이 귀에 들린다"고 출마선언을 했다.
그는 "172석을 만들어준 국민들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계파갈등과 무기력 속에 '타이타닉의 침몰'이 예고되고 있다"며 "저 전여옥은 이 예고편이 결코 본편이 되게 할 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고독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피가 식어가는 한나라당에 열정을 불어넣겠다"며 "무엇보다 내년 지자체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모든 것을 걸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서울의 최대주주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전 의원을 지원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자천타천으로 후보로 거명되던 홍준표, 정두언 의원은 이미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고 중도파로 분류되는 권영세 의원이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당은 23일 시당대회를 통해 위원장을 공식선출한다.
한나라당 16개 시도당 가운데 서울과 광주, 전남, 전북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이미 위원장이 결정됐다.
무기명 투표로 이뤄진 대구시당 위원장 경선에선 현 위원장인 친박계 서상기 의원이 친이계 이명규 의원을 따돌렸다. 부산은 친이 김정훈 의원의 후임으로 친박 유기준 의원이 결정됐다. 울산만 친이계인 김기현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을 뿐 영남은 '친박천하'가 됐다.
인천의 경우 친이 홍일표 의원이 맡고 있던 자리를 친박 중진인 이경재 의원이 꿰찼지만, 수도권과 중부권은 친이계가 우세하다. 경기도는 원유철, 강원도는 허천, 충북은 송태영 등 친이계 인사들이 자리를 지켰다. 충남권의 이훈규 아산시위원장도 친이로 분류된다.
오히려 경선 구도가 치열한 호남은 친이계 인사들의 각축전이다. 전체적으로 영남-친박, 비영남-친이 의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이같은 구도가 무난하게 정착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일단 당내 갈등은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근거지인 영남이 친박계에 장악되면서 계파갈등의 소지도 적지않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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