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도 강화론'을 내세운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여전히 강경한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표면화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겉으로는 '서민'과 '중도'를 외치고 있지만, 강경한 대북정책은 이 대통령으로선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중론이다.
대놓고 '흡수통일론'…"자유민주주의 통일이라는 확고한 신념"
이 대통령은 6.25 전쟁 59주년을 맞아 참전용사와 한미연합사령관 등 주한미군 관계자, 안보관련 인사 등 7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위로연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동맹을 더 강화시키고 미래의 국제적 공동 관심사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굳건히 약속했다"고 소개하면서 "어떤 위협 속에서도 미국과 함께 행동할 것이라는 것을 세계 만방에 공표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로 통일할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한미 미래비전'에 담았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한미 동맹을 위한 공동 비전'에는 '핵우산'과 '확장억지력' 개념의 명문화와 함께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를 구축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평화통일에 이르도록 함으로써 한반도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보다 나은 미래를 건설해 나갈 것을 지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사실상 '흡수통일론'의 맥락에서 소개한 것. 그러나 '흡수통일론'은 남북관계에서는 일종의 '금기'로 통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계속됐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북한을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어떠한 위협 속에서도 당당히 맞설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국민의 생명, 재산을 확고히 지키려는 의지가 있고 돌아가신 장병들의 유골, 유품을 찾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도상에 어디에 붙었는지도 모르는 나라에 참전한 군인들 덕분에…"
이어 이 대통령은 "59년 전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 우리가 그 전쟁에서 패전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 본다"면서 "용감한 우리 국군과 16개국에서 멀리 조그만 나라, 가난한 나라, 지도상에 대한민국이 어디 붙었는지도 모르는 나라에 비행기를 타고 와 참전한 국가의 군인들, 그분들 덕분에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대통령은 "맥아더 사령관은 인천상륙작전 뒤 서울에 올라와 완전히 파괴된 서울의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재건되려면 100년도 더 걸릴 것'이라고 했고, 이것은 공식발언이며 기록에도 남아 있다"며 "그는 뛰어난 장군이었지만 그 예측 하나만은 맞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불과 반세기만에 세계적으로 강한, 경제적으로 강한 나라가 되었다"며 "기적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피와 땀을 흘린 노력 때문이고, 가난한 시절 우리를 도운 우방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미국 비롯한 여러 우방들로 부터 경제지원, 안보 지원, 배고플 때 먹을 것, 입을 것까지 보조받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세직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에 노동신문 구호…北의 지하준동 염려"
한편 이 자리에 참석한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은 "참전용사들 역시 북핵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경제위기로 어려운 가운데 법과 질서를 파괴하는 반사회적 행태에 개탄과 우려를 금하지 않고 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 옆에 여과없이 쓰여진 노동신문 구호를 보면서 북한이 대한민국 지하에서 준동하지 않는지 염려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행히 전작권 전환이 2012년도에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바뀐 데 안도하고 있으며, 한미 정상회담 성공에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대통령 내외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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