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누리·바른정당과 대연정 반대"

안희정 겨냥 "노무현 전 대통령도 나중에 대연정 사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제시한 '대연정'에 대해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과의 대연정에는 찬성하기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전 대표는 3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 있는 팹랩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에도 개별적으로는 함께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이 몇몇 분 있을 수는 있지만, 당과 당 차원의 연정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그는 "우선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 쪽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실패와 국정 농단, 헌정 유린 사태에 대해서 제대로 반성하고 성찰하고 국민에게 속죄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런 것이 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들 정당과 함께 연정한다는 것은 저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또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께서 제안하셨던 대연정도 대연정 자체에 방점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지역 구도를 타파하기 위한 선거 제도 개편 쪽에 방점이 있었다"며 "선거 제도 개편을 조건으로 당시 한나라당과도 연정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하셨고, 그런 선거 제도 개편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제안조차도 나중에 우리 지지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었다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가 있다"고 덧붙였다.

누가 집권을 하든 여소야대 상황이 와서 연합 정치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지금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적폐 청산,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국가 대개조가 다음 정부의 과제라고 본다면, 그 대의에 찬성하는 정치 세력과 그에 저항하고 반대하는 정치 세력으로 나눠질 것"이라며 "적폐 청산, 국가 대개조에 찬성하는 모든 정치 세력과 함께 나갈 수 있다. 그것으로 여소야대 국면을 충분히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정의당 등과의 연합 정치는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전날 안희정 충남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못다한 대연정을 실현할 것"이라며 이를 "전통적인 여야와 정당의 지지 기반으로부터 버림받을지 모르는 두려움의 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이재명 성남시장은 "박근혜 게이트의 몸통들과 대연정을 하는 것은 촛불 민심을 거역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 겨우 제대로 잡아가는 역사의 물줄기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관련 기사 : 안희정·이재명 격돌...'文 대세론' 흔들까?)

한편, 이날 청와대 압수수색이 저지된 데 대해서 문재인 전 대표는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국정을 농단하고 헌정을 유린했던 정당한 법 절차를 방해하려는 행태"라며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법 절차에 협력하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도 즉시 청와대가 압수수색에 협조하도록 직권을 발동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