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이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하면서 불참했다.
먼저 화제로 떠오른 것은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단기간에 (미국에 다녀오느라) 고생이 많으셨다"(이회창 총재), "일정이 너무 짧은 것 같다"(박희태 대표)는 여야 대표들의 말에 이 대통령은 "(일정이) 2박 4일인데 비행기 안에서 자니까 3박 4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세계가 다 경제가 어렵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국내 경제가 그러니까 모두 정신이 없다"며 "내가 도착하기 전에 1박 2일로 이탈리아 정상이 또 왔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배석자 없이 100분 회동…"오바마도 달라졌더라"
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은 곧 배석자들을 모두 물리고 회동에 들어갔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김성환 외교안보수석도 한미 정상회담 결과만을 간력하게 보고한 뒤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100여 분 동안 진행된 이날 만남에서는 최근 정국 현안과 관련된 논의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지만,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는 역시 '경제'와 '북핵'에 모아졌다.
우선 이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과 한미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포괄적인 동맹관계로 발전시키자는데 대한 정상 간의 합의가 있었다"라고 소개한 뒤 "특히 방미 기간 중 미국 의회가 북한의 핵개발 및 핵 실험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것 역시 큰 의미가 있었다"라고 말했다고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은 "북한이 최근 회담에 임하는데 유연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우리는 계속해서 인내심을 가지고 협의에 임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미국 역시 한미 FTA가 한미 간 미래설계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오바마 대통령도 후보 시절에는 FTA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등 야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불러 회동을 가졌다. 민주당은 정국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불참했다. ⓒ청와대 |
"장관 수시로 바꾸지 않겠다"…'쇄신' 없는 '근원적 처방'?
최근의 정국 해법과 관련된 논의도 이뤄졌다. 조윤선 대변인에 따르면 박 대표는 "대통령께서 한미 외교와 국내 현안 문제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대국민 담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회창 총재 역시 "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 중에 사망한 것에 대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유감 표명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에게 진정성을 갖고 국정운영을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국정쇄신을 담은 담화 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알겠다"며 "옳으신 지적으로 받아 들이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역시 이 대통령이 조만간 밝히게 될 담화의 내용과 형식을 두고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지만, 대국민 담화가 이뤄지더라도 '사과'나 '유감'을 표명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적쇄신 불가론'을 재천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장관을 수시로 자주 바꾸는 것은 국정 운영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개각이 국면전환용으로 중요하다는 주장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앞서 언급했던 '근원적 처방'과 관련해선 "갑자기 생각한 게 아니고 평소에 생각하는 것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그 구체적 내용을 두고는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라고만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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