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황교안 띄우기'에 나서자 범야권은 물론이고 범여권인 바른정당조차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황교안 권한 대행이 당장 오는 10일 예정된 국회 대정부 질문에도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반기문 신기루가 그치자 '이때다' 하고 등장한 인물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인데, 새누리당이 말하는 '깜짝 놀랄 만한 후보'가 고작 황교안 대행이라면 국민은 대단히 분노할 것"이라며 "황교안 대행은 탄핵된 정권의 2인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나와 "새누리당 정진석 의원도 말씀하셨지만, 본인도 권한 대행인데 권한 대행을 때려치워서 또 다른 대행을 임명하고 나온다는 게 좀 어색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지난 1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교안 권한 대행 총리의 대선 출마? 말도 안 되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미친 짓이다. 스스로 사임하고 이를 자기가 수리하고, 대통령 권한 대행을 또 다시 자기가 임명하고, 대선에 출마한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죠"라고 적은 바 있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범여권 대선 후보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지지했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황교안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국면과 관련해서 책임이 적지 않은 사람이고, '위기 국면'이라면서 위기를 관리해야 될 대통령 권한 대행이 다시 출마해서 권한 대행의 권한 대행을 둔다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거들었다. 주 원내대표는 "권한 대행의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면 그것을 기사화하고 논의하는 것조차도 자제해야지, 자꾸 논의하다 보면 오히려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길을 터주는 것 아니냐"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황교안 권한 대행이 국무총리로서 의무인 국회 출석을 '지난 달에 한해 한 번만 출석하기로 합의한 줄 알았는데, 왜 또 부르느냐'는 태도를 보이며 거부하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관련 기사 : 벌써 '지지율 도취' 황교안?…국회 출석 거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는 지날 달에만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한 것이 아니라, 지금도 하고 있는데 왜 지난 달에는 한 것을 이번 달에는 못하겠다고 하나"라며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위안부 문제, 민생 문제를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서 국민 앞에 나와서 육성으로 설명하고, 국민을 안정시키는 것이 그의 임무"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도 "황교안 대행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와 정치권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그 소통의 가장 좋은 방법이 국회에 출석하는 것이다. 황 대행은 국민이 물어보고 싶은 것에 대해 답변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대정부 질문에 나오지 않겠다고 한다. 이 민생 파탄 지경에 이른 대한민국의 권한 대행으로서 국회에 나와서 대책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것이 국민과 소통하는 진정한 권한 대행"이라고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지지율) 15%는 황교안 총리를 들썩들썩하게 만든다. (황교안 대행이) 대민 접촉하는 걸 보면 상당히 무슨 대권 주자 악수하듯이 얼굴 표정들이 그렇다. 불출마를 얘기하지 않는 것 자체가 본인 흉중에 무언가를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보수에 여망이 있는 분들이 마음 갈 곳을 잃어 황교안 총리로 모이는 건 사실인데, 만약에 황교안 총리가 이런 것을 오판해서 대선 출마를 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냐면, 이제 유일호 경제 부총리가 그런 '겸겸겸 권한 대행(대통령 권한 대행 겸 국무총리 권한 대행 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하게 된다. 그 순간 그 지지율은 또 폭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