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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세, 기준금리 인상 신호탄인가?

김상조 교수 "기준금리 인상 신호 내보내야 할 때"

소비자물가가 뛰면서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 기조에도 영향을 미치리라는 관측이 서서히 제기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더불어 국내 물가 상승이 한은에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시장에 보이라는 주문이 나온다.

2일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0%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2012년 10월(2.1%)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그간 소비자의 체감 물가 수준이 공식 통계에 반영된 셈이다.

조류독감(AI)의 영향이 반영된 농·축·수산물 가격이 8.5% 올랐고, 석유류도 1년 전보다 8.4%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 고민할 때

물가 인상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요인이 된다.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 자금을 빨아들임으로써 물가안정목표를 유지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힘을 받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2015년 중기(2016~2018년) 물가안정목표를 소비자물가 상승률 2.0%로 제시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목표치에 다다랐다.

반면 1월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연 1.25%다.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한 후, 7개월째 동결 상태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실질금리(기준금리와 물가상승률 차)는 –0.75%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는 한, 저축수요가 줄어들고 대출수요는 지속적으로 자극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힘을 받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 물가 인상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올릴 때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wikimedia.org

연준은 인상을 예고했다

미국 연준도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해 12월 1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준은 올해 연중 많게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주요 선진국 중 가장 탄탄한 경제회복세를 보이는데 따른 자신감의 표출로 반영된다.

미국 금리인상은 국내 기준금리에 직접적인 인상 압력으로 작용한다. 현재 0.5~0.75%포인트 차이인 두 나라 기준금리 차가 더 좁혀질 경우, 국내 외환보유액 유출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은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이후 한은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관련 신호를 시장에 선제적으로 보내, 부채를 조정하라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시기를 올해 초여름 즈음으로 내다본다. 한은의 기준금리 적정 인상 시기는 올해 여름 즈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빚 문제다.

기준금리 인상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반대론의 주요 논거는 가계부채다. 1300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단번에 경제에 강력한 치명타를 입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상조 교수는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진작 효과는 미미한 반면, 미국 기준금리와 국내 기준금리 격차가 좁혀질 때 나타나는 잠재적 비용은 너무 크다"며 "경기 진작을 핑계로 기준금리를 낮춰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 한들 급격한 수준으로 올릴 수는 없다"며 "지금 중요한 건 기준금리를 너무 늦게 올려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이 새 정부 경제 정책의 콘트롤타워가 들어설 길을 닦아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김상조 교수는 강조했다. 사실상 경제 콘트롤타워가 없는 현 상황에서 경기 진작책이 효과를 받기란 어차피 불가능하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까지 한은이 우선적으로 통화정책 신호를 시장에 보인 후, 새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나가야 할 때라는 뜻이다.

김상조 교수는 "한은이 우선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시장에 준 후, 금융위원회가 그에 맞춰 미시정책을 펴고 새 정부는 이에 따른 서민 경제의 충격을 막아내는 순으로 경제 콘트롤타워를 다시 세워가야 한다"며 "한은이 먼저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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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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