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편집장 출신인 김연광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이 '조중동 구하기'에 나섰다.
지난 재보궐선거 당시 인천 부평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던 김 부대변인은 10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빌어 조중동을 근거 없이 비난하고,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는 치졸한 행태"를 운운하며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대변인은 "비판언론 재갈 물리기를 우려 한다"는 논평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비판언론'은 참여정부 당시 조중동이 스스로에게 붙인 별칭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다.
중앙일보 칼럼과 판박이 논평
김 부대변인은 "야당과 일부 언론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에 대해 언론 책임론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면서 "'검찰에서 흘러나오는 피의사실을 조중동이 마구 받아써 자살을 초래했다'는 비난은 한 마디로 억지 주장이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근거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최근 <한겨레> 인터뷰를 거론했다. 노 전 대통령이 100만 달러 문제로 절망적인 심정에 처했었다는 문 전 실장의 발언을 자살의 근거로 삼은 것.
그런데 김 부대변인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7일자 <중앙일보> 칼럼과 판박이다. 이 신문의 김종수 논설위원은 "나는 노 전 대통령 자살의 진상을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이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라고 본다"면서 같은 인터뷰를 거론했다.
김 논설위원은 "노 전 대통령이 도덕적 책임을 통렬하게 느꼈다"는 문 전 실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 이상 얼마나 더 분명하게 서거 경위를 설명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온갖 의혹과 과장, 곡해는 의도를 가지고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이용하려는 세력이 지어냈거나 부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주장이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이들의 말대로 당시 문 전 실장은 "꼭 정치보복에 의한 타살로까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타살적 요소는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 전 실장은 "(재임 중 검찰 개혁을 진행하면서)이번 수사에서 나타난 현상, 즉 검찰이 수사 과정을 매일 언론에 생중계하듯이 브리핑하고, 그걸 통해서 수사 상대방을 비난하고 결론을 특정 방향으로 몰아가는 문제 등은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데 이제 이런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거 같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김 부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은 조중동과 대립각을 분명히 하면서 대중 정치인으로 부각했고, 집권 중에는 인터넷 매체 등을 활용하면서 조중동과의 긴장관계를 풀지 않았다"고 고인을 다시 한 번 비판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빌어 조중동을 근거 없이 비난하고,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적과도 어울리지 않는 치졸한 행태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친정을 엄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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