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은 이미 2차 핵실험과 근거리 미사일을 발사 등 '무력시위'에 나선 바 있는 북한이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마저 강행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경제보다는 북한 등 안보상황이 주된 관심사"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는 주로 '북한'과 '안보'에 맞춰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문제도 일단 언급될 것으로 보이지만, "양국 의회의 협조를 당부한다"는 원론적인 수준 이상의 언급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의 주된 관심사는 아무래도 경제보다는 북한 등 '안보 상황'"이라면서 "북핵이나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한미 간의 협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구도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 확대 정상회담, 오찬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실질적 회담을 선호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과 오찬이나 만찬을 별로 하지 않고 있는데, 이 대통령과 오찬까지 진행키로 한 것은 한미 간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청와대 측은 지난 부시 행정부 시절 양국 간 논의가 이뤄졌다 미뤄진 '한미동맹 미래비전 선언'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미국에 핵우산 및 재래식 전력 제공을 뜻하는 '확장 억지력(Extended Deterrence)'을 미래비전에 명문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표현이 나올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관련 내용을 문안에 담는 것으로 현재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문제가 의제로 부상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미 국내 일부 보수단체들은 전작권 환수 시기는 물론 환수방침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형편이다.
청와대는 "미래비전에는 가급적이면 현안을 담기 보다는 큰 원칙적인 문제를 담는 쪽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일단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전작권 환수 문제는 양국이 긴밀한 협의 속에서, 주변 안보상황을 살펴보면서 하고 있기 때문에 며칠 더 기다려 달라"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이밖에도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의 북한 억류 장기화와 맞물려 최근 중형을 선고받은 미국 여기자들에 대한 양국 정상의 언급이 나올 것인지도 관심사다.
정상회담 외에도 이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주요 인사들과의 간담회, 한미 CEO 초청 만찬 간담회, 한반도 전문가 초청 오찬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미국 행정부 내 일부 각료들과의 면담일정도 양국 정부 간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길에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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