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소장파가 한나라당 쇄신에 불꽃을 재점화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친박계와 청와대의 '적대적 공조'로 인해 지난 4일 연찬회는 답 없이 넘어갔다. 하지만 쇄신파는 8일을 당 지도부 퇴진 마지노선을 설정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연판장, 농성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금주 중 실시될 청와대 만찬도 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들은 청와대와 친박계 모두에 각을 세우고 있다. "우리가 지금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밀 형편이냐.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는 주장의 '진정성'자체에는 힘이 실리는 모습이지만 세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의원들은 지난 5일, 국정기조 전환과 청와대 인적 쇄신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를 전해 듣고 "그런 간신이 문제다. 쳐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두언 "친이-친박 대립이 아니라 쇄신-반쇄신 대결이다"
또 정두언 의원은 6일자 <동아일보>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기조 변화가 먼저"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친박계가 지도부를 감싸고도는 것은 지금과 같은 '적대적 동거'를 연장하면서 당을 고사(枯死)시킨 뒤 '땡 처리'를 통해 접수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등 '좌충'과 '우돌'을 이어갔다.
정 의원은 "친이와 친박 간의 갈등은 치유가 불가능하다"며 "이 참에 친이-친박이라는 양자대립 구도를 쇄신 대 반(反)쇄신 대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친박계 이성헌 의원은 "쇄신위가 '신당 창당위'가 아니라면, 적어도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계승과 혁신'에 나서야 했다"며 쇄신위가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벗어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쇄신특별위원회, 민본21 등과 힘을 모아 일요일까지 박희태 대표 사퇴를 압박하겠다"면서 "이게 수용되지 않으면 다음 주에 집단행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기전대 개최 여부를 두고 친이-친박 갈등상을 노출한 쇄신위가 이들 '친이 강경파'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이들 강경파의 집단행동이 소기의 성과를 얻진 못한다더라고 압력 수단으로는 유효할 수 있다.
모래밭에 머리를 파묻은 타조 마냥 '경청과 숙고 중이다'고만 반복하는 청와대도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고 현재보다 상황이 더 악회되면 친박계를 향해서도 화살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화살을 청와대를 향해 먼저 날아갈 것으로 보인다. 쇄신파의 한 의원은 "이번 청와대 만찬은 좋은게 좋다는 식의 덕담이나 주고 받다가 '맡겨 달라'는 답이나 듣고 오는 자리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별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