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시에 추진하던 강원랜드 2단계사업의 청산소식이 알려지자 직원들은 물론 시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설치한 태백시현안대책위와 강원랜드 상생협의회 TF팀은 가동 5개월 동안 성과도 없는 상태에서 하이원엔터테인먼트(하이원엔터) 청산소식이 알려지자 태백시가 농락당했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22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태백시 문곡소도동 하이원엔터는 지난 2009년 1월 2일 게임, 애니메이션, 컨택사업을 위한 법인을 설립해 강원랜드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시티사업’으로 명명된 강원랜드의 2단계사업은 국내 최고 수준의 민간연구소인 삼성경제연구소에 55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선택된 강원랜드의 야심작이었다.
조기송 당시 강원랜드 사장은 이시티사업이 태백지역 경제회생은 물론 강원랜드가 카지노 이후를 대비하는 대안사업으로 판단해 국내 최고의 게임과 애니메이션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또 강원랜드는 회사설립 후 하이원엔터를 조기에 정상급 게임회사로 키우기 위해 1~2년 안에 600~700억 원을 들여 국내 중견 게임회사를 인수하기 위한 세부 계획까지 확정했다.
그러나 후임 강원랜드 사장은 취임 6개월 뒤 하이원엔터의 게임회사 인수 백지화를 결정, 게임개발은 100% 외지업체에 용역을 의뢰하면서 이시티사업은 자생력을 잃고 추락하는 계기가 되었다.
강원랜드가 인수하려던 게임회사는 3년 뒤 자산가치가 6000억 원을 넘었고 지금은 수조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원엔터 전 대표이사 A씨는 “강원랜드는 하이원엔터가 적자 누적으로 청산이 불가피하다는 명분을 주장하지만 적자누적의 근본 원인은 강원랜드가 게임회사 인수계획을 백지화 한 때문”이라며 “중견 게임회사 인수불발이 이시티사업 실패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 상반기 법인 청산과 내달 컨택센터 직원들의 집단 해고가 불가피해지자 하이원엔터 직원들은 지난 19일부터 청산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다.
또 태백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도 성명서를 통해 하이원엔터의 청산과 직원 해고는 강원랜드의 명백한 잘못이라며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태백시의회 한 시의원은 “지난해 8월 19일 강원랜드 상생TF팀이 구성됐지만 이시티 신사업 찾기와 자동차 부품재제조사업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강원랜드 2단계사업은 강원랜드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면서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하이원엔터테는 사업초기부터 적자구조로 인해 운영손실이 누적되고 구조개선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며 “하이원엔터의 청산은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조정에 따라 어쩔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태백지역 신규사업으로 검토중인 자동차부품재제조사업은 투자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향후 신규사업을 추진하거나, 강원랜드 협력업체 등으로 하이원엔터 퇴직직원들을 취업알선에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원랜드 2단계사업은 강원랜드 3261억 원과 민자 2620억 원 등 총 5881억 원을 태백시 문곡소도동에 투자해 게임, 애니메이션 사업을 바탕으로 게임월드, 테마파크 등 이시티사업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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