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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호 금고에서 문체부 기밀 문건 '우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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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호 금고에서 문체부 기밀 문건 '우수수'

최순실은 '대빵', 김종은 'Mr. 팬더'로 기재...최순실, 김종 '머쓱'

"아래 금고에서 발견된 파일철이 있습니다. 파일철 내에 있는 비닐 파일에 장시호 필체로 'Mr. 팬더' 서류라고 돼 있습니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계자는 장시호가 김종을 'Mr. 팬더', 또는 '미스터'로 지칭했습니다. 장시호가 김종으로부터 받았거나 김종에게 줄 문건이었던 것입니다. 김종과 장시호의 관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검사가 장시호의 금고 사진을 실물화상기로 비췄다. 최순실-장시호와의 공모 사실을 부인해왔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번째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김종-최순실-장시호와의 공모 관계를 밝히는 데 주력했다. 검찰은 이들이 삼성그룹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서 영재센터에 후원하도록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차관은 그러나 삼성, GKL 등에 강요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17일 첫 공판에서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은 장시호(왼쪽), 김종, 최순실 씨. ⓒ공동취재단

검찰이 장 씨의 금고에서 발견한 문건은 문화체육관광부 내부 기밀인 5개 광역거점의 체육인재 육성사업과 관련해 최 씨가 운영하는 K스포츠재단에서 작성한 메모다. 김 전 차관은 해당 내용이 포함된 문화체육관광부 비공개 문건을 최 씨에게 전달해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케이가 광역스포츠클럽 운영권 등을 독점할 수 있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문건을 장시호가 보관한 게 흥미롭다"며 "피고인(김종)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건 중에 강릉 빙상장에 빙상 종목을 후원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김동성 씨의 진술에 따르면 빙상인조차도 강릉 빙상장이 평창 이후 존치될 거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한다"며 "이를 장시호는 버젓이 알고 있다는 것이고, 누굴 통해서 알았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어 춘천 빙상장 관련 문건도 제시했다. 검찰은 "춘천 빙상장의 경영 지원 및 관리를 영재센터가 맡기로 했다고 기재됐다"며 "김종, 최서원(최순실), 장시호 간에 긴밀한 관계가 형성된 것"이라고 했다.

장 씨가 보관하고 있는 자료 가운데에는 최 씨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도 있었다.

검찰은 "피고인 최서원의 지시로 장시호와 부하직원이 함께 작성한 문건"이라며 "겉을 싸는 비닐에는 최서원으로 추정되는 '대빵 드림'이라는 장시호 메모가 있다"고 했다.

▲장시호 씨. ⓒ공동취재단

최순실 "영재센터, 장시호가 전권 행사"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한 장 씨와 달리, 최 씨는 부인했다. 그러면서 조카인 장 씨가 영재센터의 전권을 행사했다며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최 씨의 변호인은 이날 영재센터 사무국장 이모 씨, 더스포츠엠 대표이사 이모 씨 등이 작성한 검찰 진술 조서를 들어 이같이 주장했다.

장 씨는 앞서 이전에 영재센터 사무총장이었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최 씨의 변호인은 "장시호는 일주일에 두세 번 영재센터와 더스포츠엠에 들러 업무보고를 받고 지시하는 등 실질적 오너였다", "장시호 이사가 저에게 업무 지시하고 영재센터 전반적 사무를 챙기는 등 영재센터 좌지우지한 게 사실", "(최순실은) 언론 보도로 처음 알게 됐다" 등 진술을 근거로 장 씨가 영재센터와 관련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대해 "영재센터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착수되면서 업무 지시와 중요 결정, 영재센터 설립 지시 등은 장시호 위에 최서원 피고인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앞으로 장시호는 최서원의 지시나 구체적인 오더에 따라 여러 행위가 이뤄졌음을 증인신문 통해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25일 오후 2시 10분에 열리며,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사장과 이영국 삼성전자 상무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순실 씨.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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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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