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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5·18, 與 일부 특전사 방문…野도 '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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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5·18, 與 일부 특전사 방문…野도 '봉변'

이 대통령은 '아세안 기자' 만나느라 불참

광주 민주화 항쟁 29주년인 18일은 예년과 분위기가 무척이나 달랐다. 집권 1년 차인 지난해에는 직접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묘역을 참배한 이명박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 언론인 초청 간담회'를 이유로 올해 행사에 불참했다.

또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특전사를 격려방문하기도 했다. '광주의 적자'를 자임하는 민주당도 환영을 받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5.18에 특전사 대테러진압태세 점검?

▲ 5.18 행사에 참석한 한승수 총리와 여야 대표단ⓒ뉴시스

5.18 기념식 공식 행사에는 한승수 총리가 참석해 "5·18 민주화운동은 극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서로 힘을 합쳐 민주화를 이뤄낸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불참한 것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작년에 행사에 참석했고, 또 일정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총리가 대신 참석키로 한 것"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행사에 불참한 것 자체를 두고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5.18 공식행사에 대통령이 참여하지 않으니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를 시발로 5.18의 위상과 역사적 의미를 깎아 내리지 않을까 걱정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행사에 한나라당에서는 박희태 대표를 비롯해 정몽준, 허태열, 박재순 최고위원 및 윤상현 대변인, 심규철 제2사무부총장 등도 참석하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이날 특전사를 격려 방문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미래위기대응특위' 위원들과 '국회위기관리포럼' 회원인 이범관, 김영우, 신지호 의원 등은 이날 오전 서울 남태령 경찰특공대를 방문한데 이어 오후에는 경기도 모처에 있는 특전사 707 특수임무대대를 들러 대테러진압태세를 점검하고 부대원들을 격려했다.

오는 6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을 앞둔 의원들의 일상적 활동으로 볼 수 있지만 '하필 5월 18일에 특전사를 격려방문하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공성진 의원실 관계자는 "일부러 오늘로 잡은 것이 아니다"면서 "22일로 예정했었는데 부대 자체 행사와 당일정 등을 고려할 때 오늘 밖에 비는 날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멱살 잡힌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

민주당을 대하는 광주의 분위기도 예전과 온도차가 있었다. 민주당 정세균와 이강래 원내대표, 송영길 박주선 장 상 최고위원, 이미경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전날부터 대거 광주로 오는 등 '애'를 썼다.

정 대표는 4.29 재보선을 계기로 제기되는 '호남 홀대론'에 대해 "민주당은 호남이 굉장히 중요한데 탈호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지만 광주 분위기는 심상찮았다.

5.18 행사장에서는 광주 출신 박주선 최고위원이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에 반대하는 5.18 유족회원들의 항의를 받다가 멱살까지 잡힌 뒤 행사장을 떠나야 했다.

박 최고위원은 도청 별관 보존을 두고 갈등하는 5.18 유족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간의 중재에 나섰으나 중재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특히 유족회원들은 도청이 5.18 항쟁 유적인 만큼 철거 문제가 단순히 광주의 지역현안에 그치는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도부가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점에 큰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역 원로 간담회에서도 쓴 소리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스님은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이겼다는데 정작 지지도는 멈춰있다"며 "바쁘다는 이유로 용산참사처럼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가니까 지지도가 안 올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정철웅 환경운동상임고문은 "대북문제가 심각한데 발언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이홍길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도 "텃밭에서 패한 것은 민주당이 대여투쟁의 굳건한 중심이라는 신뢰가 확보되지 않아서"라고 비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와 같은 비판에 대해 "민주당에 대한 애정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지만, 광주 현지 분위기는 생각보다 냉랭하다는 전언이다.

추미애 의원이나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광주의 대표적 노사분규 사업장인 로케트 전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등 차별화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광주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도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족들을 위로했으며, 로케트전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등 지역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며 "행사장과 호텔만 우르르 왔다 갔다 하는 민주당 지도부는 지방의원 선거 패배의 교훈을 아직 깨닫지 못한 듯 하다"고 꼬집었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5.18 공식 기념식에는 민주당 화환만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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