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촛불이 대구 광장에서 타올랐다.
세월호 참사 발생 1,000일을 이틀 앞둔 7일 저녁. 대구 중앙로에서 10차 대구시국대회가 열렸다. 시민 3,000여명은 촛불을 들고 "박근혜는 내려가고, 세월호는 올라오라"고 외쳤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세월호 노란리본을 옷과 가방에 단 시민들이 유독 많았다.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집회 현장 곳곳에도 세월호를 상징하는 고래 조형물과 노란리본, 노란풍선이 나부꼈다.
86개 단체가 참여하는 '박근혜 퇴진 대구시민행동'은 7일 오후 6시부터 대구시 중구 중앙대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내려와라 박근혜, 박근혜 퇴진 10차 대구시국대회'를 열었다. 본 집회에 앞서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는 사전행사격인 만민공동회가 진행됐다. 대구여성광장 지명희 대표 사회로 시민들이 자유발언을 하고 오후 6시부터 새해 첫 시국대회가 열렸다. 최일영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교육정책국장 사회로 1시간 30분가량 펼쳐졌다. 시민 3천여명은 집회 후 1시간가량 도심을 행진했다.
정유년(丁酉年) 첫 대구 촛불집회는 세월호 진상규명에 초점이 맞춰졌다. 집회 시작은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유가족들의 1천일간의 투쟁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대구지역 고등학생들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짧은 연극도 선보였다. 무대에 오른 학생들과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끝까지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수습자 9명의 이름을 외치며 선체 인양을 요구하는 영상도 전해졌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곡도 광장에 울려퍼졌다. 우리복지시민연합 황성재 정책실장은 도종환 시인의 시를 사용해 가수 백자가 작곡한 화인(火印)과 화양연화라는 추모곡을 불렀다. 저녁 7시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7시간'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소등(消燈) 행사가 열렸다. 시민들은 소등과 동시에 세월호 진실을 요구하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를 합창하며 촛불로 어두운 거리를 밝혔다.
아들과 함께 이날 집회에 참석한 송해유(47.달성군)씨는 "1천일이 짧은 시간이 아닌데 선체 인양은 여전히 안되고 있고 미수습자들도 아직 바다에 있다"며 "나라가 한 게 아무것도 없다. 하루빨리 인양하고 박 대통령은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수(20.유천동)씨는 "정부는 세월호 선체에 구멍을 뚫고 인양을 늦추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세월호 진실과 온전한 인양, 그리고 박근혜 퇴진이다. 박근혜는 내려가고 세월호는 올라오라"고 외쳤다.
정수현(16.달서구 용산동)씨는 "세월호 언니와 오빠들이 여전히 바다속에 있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마음으로, 인양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또 "새해 소망은 박근혜가 어서 내려오고 세월호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이 새로운 대통령이 되는 것도 소망"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정영진(19)씨도 "새해에는 국민들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알수 있고 부정한 일이 일어나지 않고, 일어나도 법대로 처벌받는 세상을 원한다"면서 "세월호 참사 원인과 박근혜 7시간의 비밀이 철저하게 밝혀져 유가족과 국민들이 밝게 웃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북대 2순위 총장 임명도 이날 집회에서 언급됐다. 박 대통령은 2년4개월간 경북대 총장을 임명하지 않다가 지난해 10월 1순위자인 김사열 교수가 아닌 김상동 교수를 신임총장에 임명했다. 경북대 구성원들은 "부정한 권력이 대학자율성을 무시하고 낙하산을 꼽았다"며 2순위 총장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최근에는 밀실에서 취임식을 강행하다 학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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