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조기 전당대회론에 대해 "검토할 가치가 있다"면서 "다만 작년과 같은 전대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한다면 박근혜 전 대표가 참석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는 박희태 대표와 정 최고위원 외에 공성진, 허태열 최고위원 등이 포진해 있지만 이들은 '계파 대리인' 성격이 짙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자는 이야기지만 조기 전당대회시 박 전 대표가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
정 최고위원은 1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같이 실질적으로 당에 지도력과 영향력이 있는 분이 나와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쇄신위에 내 권한 다 줄 수 있다"
정 최고위원은 "전대가 개최되면 최고위원회를 새로 구성해야 하는데, 독립된 의견을 가진 사람이 나와 얘기해야 한다"며 "최고위원이 누구의 의견을 (대신) 반영하는 것은 당의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집단지도체제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는 상황에 대해 "만약 당 대표가 당을 강력하게 주도하는 게 부족하다면 당헌을 고칠 수도 있을 것이며, 이 경우 호칭을 '총재'로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존재하는 여당에서 다른 사람이 '총재'가 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다른 정당에서도 '총재'를 두고 있는 곳은 자유선진당이 유일하다.
그는 "미래권력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추종하는 경향이 있어 (계파가) 생긴다고 본다"며 "우리는 국민에 의해 뽑힌 만큼 계파의 대변인보다 국민의 대변인으로서 70∼80%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친이계와 친박계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원내대표를 친이, 친박 누가하는 게 좋으냐는 논의는 국민을 한번 더 실망시킨다"며 "어느 국회의원이 친이인지, 친박인지 모르는 국민은 그러한 무의미한 논쟁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당청간 의사소통 문제에 대해 "진작 정무장관직을 만들었어야 한다"고 말했고 쇄신특위의 전권 위임 요구에 대해선 "나에게 주어진 권한을 달라고 하면 기쁜 마음으로 모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내 친이, 친박 갈등이 격화될 경우 정 최고위원이 틈새를 노릴 수 있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지난 재보선에서 울산 북구에 상주했음에도 불구하고 박대동 후보를 당선시키지 못해 역량에 한계를 드러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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