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공감대를 형성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박근혜 전 대표가 거부하고 나선 데 대해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공식적인 반응은 자제 하면서도 청와대 내부에선 "박 전 대표의 진의가 무엇인지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론과 "도대체 뭘 더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는 불만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론적 차원의 언급 아니겠나…심호흡 하고 지켜보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표가) 당헌당규를 언급한 것은 원론적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겠느냐"면서 파장 진화에 골몰하는 모습이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박 전 대표가 "당헌당규를 어겨가면서 그런 식으로 원내대표를 하는 것은 나는 반대"라고 못을 박은 대목을 두고 "원내대표는 경선을 하게 돼 있는데 누구를 추대하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 다는 취지가 아니냐"면서 "언론이 '박 전 대표는 반대'라고 보도하는 것은 한쪽으로 많이 기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청와대가 당혹, 황당, 분노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좀 심호흡을 하면서 지켜 보자"고 덧붙였다.
일단 박 전 대표의 발언 자체를 두고 '원론적 입장표명'이라며 의미 축소에 나선 셈이지만 청와대 내부에선 "박근혜가 너무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박 대표가 당청회동을 통해 어느정도 모양새도 갖췄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다를 줄 알았다"면서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카드를 단칼에 거부했는데 실망"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상황이 아주 어렵게 꼬여가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이 대통령이 정국구상을 새롭게 짜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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