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5일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가 오는 1월 중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받아 오는 2월 중에 공개할 성화 봉송 주자 유니폼 샘플을 공개했다. 이 샘플이 승인되면 오는 11월 1일부터 대회 개막일까지 101일간 1만 명에 달하는 주자들이 이 유니폼을 입고 릴레이로 성화를 봉송하게 된다.
문제는 이 유니폼 색상이 흰색 바탕과 어우러져 오방색(검정, 흰색, 빨강, 파랑, 노랑)을 포함한다는 점이다. 이 색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 3일 직접 참석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엠블럼 선포 행사' 당시 공개한 엠블럼 색상과 그대로 일치한다.
당시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평창동계올림픽 엠블럼은 한글 '평창'의 초성인 'ㅍ'과 'ㅊ'을 디자인 모티브로 했고, 색상은 올림픽의 오륜기색과 한국 전통의 오방색을 활용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최순실 씨는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당시 대형 오방낭을 등장시키도록 기획한 바 있는데, 그로부터 약 두 달 뒤에 평창 올림픽 행사에도 비슷한 디자인이 차용된 것이다.
이 '오방낭 엠블럼'을 디자인한 회사가 '최순실 씨 동계올림픽 농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제일기획이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은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실소유한 '동계스포츠 영재 센터'에 대가성 뇌물로 16억 원을 건넸다는 혐의로 지난해 11월 검찰에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뇌물죄 혐의가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현권 의원은 "제일기획은 평창 동계올림픽 엠블럼 디자인 업체로 선정되기까지 적잖은 물의를 빚었다"며 "국내외 행사 엠블럼 제작은 소규모 디자인 업체가 맡는 것이 관례였는데, 제일기획이 가로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성화 봉송 유니폼까지 최순실을 상징하는 오방색으로 디자인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올림픽 조직위원회 성화봉송팀 관계자는 성화 봉송 주자 유니폼 색상에 대해 "오륜기색을 형상화했을 뿐이지, 오방색과는 상관 없다"고 해명했다. 유니폼과 같은 엠블럼 색상에 "오륜기색과 오방색을 사용했다"고 밝힌 기존 조직위원회의 입장을 바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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