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청와대에서 가진 조찬 회동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PSI는 北 로켓과는 관계없어"…"독자적 스케쥴로 간다"
이 대통령은 "PSI 문제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와는 관계없이 WMD(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테러방지라는 국제적 협력의 틀 차원에서 검토할 일"이라며 이같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관 대변인은 "우리는 독자적인 스케쥴에 의해 가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다고 바로 참여하고, 발사를 안 했다고 늦출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한승수 국무총리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 시기만 남았다"고 밝혔다. 그는 "PSI는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고 대량살상무기와 전달 체계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공조이기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오전 3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불러 조찬회동을 갖기 전 환담하고 있다. ⓒ청와대 |
청와대 회동에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면서 나아가 "MD에도 참여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동에 앞서 북한 로켓발사와 관련한 후속 대응방안 등을 보고한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은 "MD에 대한 미국 측의 요청은 없었고, 오바마 행정부도 확실한 정책을 세우지는 않은 것 같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조찬회동 직후 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PSI 참여문제와 관련해서 민주당은 좀 더 신중하게 대처해야하고, 북한과의 갈등을 확대하는 것보다 어떻게든 상황을 잘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MB "지난 10년 때문에"…丁 "현 정부에 문제"…昌 "북한 때문에"
북한이 로켓발사를 강행하는 등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는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론에 대해선 대통령과 각 당 대표의 목소리가 엇갈렸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현 정부에,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북한에 각각 책임을 돌리고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관계 경색은 현 정부의 책임이 아니라 지난 10년 간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이 전했다.
반면 정세균 대표는 "이 정권이 시작된 후 대북관계는 실패로 평가해야 한다"며 "냉전시대로 회귀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북한 탓으로 돌려 현재의 상황과 책임을 모면하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현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 총재는 "그런 시각과 분석은 온당치 않다"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책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동시에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거나, 대북특사를 보내겠다는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고 이명박 정부에 '강경대응'을 주문하고 나서기도 했다.
"나는 대북 강경론자 아니다"
이날 회동을 시작하면서 이 대통령은 "갑자기 연락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어제 그 사람들(북한)이 로켓을 쏘고, 제가 외국을 갔다오고 해서 급하게 모셨다"고 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정상회담 다니시고 했는데, 북한 때문에 묻혔다"며 "국민들이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는데, 그 때 (북한이 로켓을) 쏴서 나는 좀…"이라고 언급하자 좌중에는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나는 (대북) 강경주의자가 아니며 실용주의 입장에서 북한 문제를 다뤄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은 남북 모두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이밖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문제, 최근 영국에서 열렸던 G20 금융정상회의 성과 등 경제위기 극복 방안 등도 화제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처럼 경제, 안보 등 국가적 현안과 관련된 사안은 앞으로도 초당적으로 협력해 줬으면 좋겠다"며 "오늘 회동이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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