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광재 '정계은퇴 선언'…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광재 '정계은퇴 선언'…왜?

검찰수사 '정면돌파' 의지…친노 반발 신호탄

'박연차 로비'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광재 의원이 26일 영장실질심사에서 "재판 결과든 실체적 진실이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 없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 새 인생을 위해 정치를 떠날 것이고 인생을 걸고 정치를 버리겠다"고 했다.

친노의 핵심이자 노무현 정부의 상징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 의원의 정계은퇴 선언은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측근들과도 전혀 상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그의 정계은퇴 선언은 '폭탄선언'에 가깝다. 검찰과의 질긴 악연, 박연차 리스트에 오른 심리적 부담감 등으로 이 의원이 궁지에 몰린 것은 사실이지만 의원직 사퇴와 정계은퇴 선언은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광재 의원실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보고 처음 알게 됐다"면서 "오전까지도 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정권부터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이번에 더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것이라고는 몰랐다"면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은 물론 이 의원의 지인들도 "전혀 의원직 사퇴나 정계은퇴 같은 기색은 눈치 채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 ⓒ뉴시스
물론 지난 4일 S해운 건으로 검찰이 기소한 이후 이 의원은 주위에 "정말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신에게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23일에도 지역구 주민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빌어 "사실 여부를 떠나 상처투성이로 공직을 수행한다는 것이 인간적으로 힘들고 회의도 든다. 차라리 의원직을 사퇴할 생각을 수도 없이 해봤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실제로 의원직을 던진 배경은 심리적 고충보다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배수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는 "분명히 결백을 밝혀내겠다. 당당한 이광재로 서겠다"고 밝혔고, 이날도 뉴욕 맨하탄의 ㄱ 한정식집 주인을 통해 박연차 회장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정식집 주인 곽 모 씨와는 만난적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과 22일 검찰은 이 의원과 곽 씨를 대질심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주장이 완전히 상반되지만, 곽 씨가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하면 사법처리가 가능해진다.

결국 이날 구속영장 발부를 눈앞에 둔 상태에서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가 수순밟기에 돌입한 이상 이 의원으로서도 초강수를 통한 정면돌파를 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나온다. 의원직을 박탈 당하는 수모를 겪기 전에 스스로 의원직이라는 보호막을 걷어냄으로써 '결백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현재로선 이 의원이 개인적으로 내린 결정으로 보이지만, 그의 정계은퇴 선언의 후폭풍은 간단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과 함께 친노의 핵심인 서갑원 의원이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고, 박정규 전 민정수석과 장인태 전 행자부 차관은 이미 구속됐다. 여기에 김혁규 전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이호철 전 민정수석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 등도 박 회장의 돈을 받았다는 주장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박연차-노건평을 매개고리로 친노 정치인들을 향한 검찰의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가해지면서 친노계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된 게 사실이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조사까지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 의원의 정계은퇴 선언은 현정부와 검찰에 대해 친노계가 정면으로 반발하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