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은 우주발사체(space-launch vehicle)"라고 말한 가운데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발사하려고 하는 것은 미사일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 장관은 '구체적 근거가 뭐냐'는 질문에 "구체적 근거는 없지만 정황 증거상 저는 그렇게 '믿는다'"고 답했다.
홍정욱 "진짜 위성이면?"…현인택 "UN을 통해서…"
현 장관은 1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여러 의원들의 질의에 "미사일이라고 본다"고 반복해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위성발사도 탄도미사일 발사도 관련 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에 위배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생각"이라며 "인공위성이나 미사일은 일단 기술적 성격에서 동일하다"고 말했다. '미사일이 아니라도 문제는 문제'라는 것.
명확한 근거를 대지 못한 현 장관의 '소신'은 여야 의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장관 판단의 근거가 되는) 정황적 증거가 뭐냐"고 묻자 현 장관은 "저는 믿고 있다"면서 "여러 상황과 안보상황을 볼 때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은 미사일"이라고 답했다.
"여러 상황이 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현 장관은 "(북한이) 우리 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에 정몽준 의원도 "미사일이라고 판단하는 그 정황야 뭐냐? 증거를 대야지"라며 "상황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무책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미국 정보책임자가 북한 말을 믿고자 한다면 나름의 근거가 있는 것 아니겠냐"고 물었고 현 장관은 "블레어 국장은 '북한 발표를 믿고자 하고, 내가 틀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나의 평가다'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다시 정 의원은 "(블레어 국장이) 그냥 믿는다는 것이 아니라 분석과 평가를 했다는 것 아니냐"면서 "북한에 대한 특별한 정보도 없으면서 우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홍정욱 의원도 "게이츠 CIA국장이 '미사일이라면 요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가 결국 한 걸음씩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성일 경우 우리(단독으로) 어떤 제재를 할 수 있냐"고 물었다.
현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인공위성일 경우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에 대해 답하기 어렵다"면서 "유엔을 통해서…"라고만 답했다.
이처럼 질의응답이 쳇바퀴처럼 제자리를 돌자 황진하 의원은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는 이렇게 저렇게 다른데 북한의 상황은 현재 이렇다'고 명확히 설명을 할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황 의원은 "우리도 진정성 있는 대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말했다.
한편 이날 현 장관은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 차단 조치에 대해 "재발될 가능성은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치적, 외교적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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