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국회 말미, 열린우리당이 40여 명의 의석을 갖고 있던 시절을 제외하고 원내 다수 여당이 국회를 점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권상정할 때까지 자리 뜨지 마라"
▲ 1일 저녁 한나라당 의원들이 로텐더홀 '역점거'에 나서자 민주당 의원들이 몸싸움으로 막으려하고 있다ⓒ뉴시스 |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미친 뒤 곧바로 건너 편 로텐더 홀을 점거했다. 이날 오후 여야 대표 회담 시작과 동시에 민주당 당직자 150여 명이 본청으로 진입한 이후 한나라당은 '허를 찔렸다'는 표정이 역력했지만 상상하기 힘든 방법으로 다시 반격에 나선 것.
국회 본청에 들어오긴 했지만 정작 본회의장 주변에 흩어져 있던 민주당 당직자들은 뒤늦게 몸싸움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들을 직권상정할 때까지 의원들에게 자리를 뜨지 말아 달라"며 "이같은 뜻을 김형오 의장에게 직접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로텐더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가지는 등 양측은 무력시위 중이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로텐더홀 점거와 관련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99마리 양을 갖고 있는 부자 한나라당이 마지막 한 마리까지 반드시 갖고야 말겠다는 오기 정치를 선언한 것"이라고 비난했지만 민주당 역시 이날 오후 여야 대표 회담 시작에 맞춰 본청으로 기습진입 한 바 있다.
한편 박계동 사무총장은 이날 저녁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면서 국회청사내에 불법으로 진입한 모든 사람은 금일 21시까지 자진 퇴거하여 주시기 바란다"면서 "동 퇴거명령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퇴거 조치 등 의법조치를 할 수 밖에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의 이같은 '경고'는 야당 당직자들을 겨냥한 것.
여야 대표회담 재개됐지만 전망은 어두워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동안 여야 대표들은 오후 9시를 기해 이날 세 번째 회동에 돌입했다.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도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중론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저녁 "여야가 끝내 쟁점사항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국회의장으로서 마지막 중재에 나설 수도 있다"면서 다시 압박을 가했다.
김 의장이 직접 중재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어쨋든 이날 협상은 타결 여부와 무관하게 지리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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