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재석 의원 299명 중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된 9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등에 대한 즉시 사퇴 압박이 커지고 있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친박계에 대한 인적 청산 움직임도 점차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본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새집을 짓기 위해서는 헌 집을 허물어야 한다"며 "빨리 허물 수 있도록 머물렀던 사람들이 집을 비우고 새롭고 참신한 사람들이 새집을 지을 수 있게, 그리고 국민께 그 집을 물려드릴 수 있게 노력하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등 친박계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이다.
황 의원은 다만 "지금은 출당이라든지 이런 얘기를 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일요일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많은 논의를 한 후 결과를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황 의원은 "오늘의 표결 결과는 우리가 당내에서 변화, 쇄신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그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본다"며 "당내에서 더욱 국민이 원하는 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탄핵 소추안 표결 결과 나온 찬성표 234표 중 새누리당 의원들이 던진 찬성표 수는 62표 전후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 가결 환영 메시지를 남기며 "서청원 의원으로 대표되는 '진박(진실한 친박)'들은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남 지사는 새누리당은 "국민의 마음에 깊은 상처와 아픔도 함께 남겼다"면서 "이런 오욕의 역사가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 그 첫걸음은 정치 청산"이라고 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탄핵 표결 후 "마음이 매우 무겁고 참담하다"면서 "이제 조용히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겼다.
김 전 대표는 본회의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바로 국회를 떠났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저 자신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표결이었다"면서 "헌법 질서를 지켜가면서 앞으로 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오는 21일 사퇴 일정을 밝힌 바 있는 이정현 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자청하고 "21일보다 훨씬 앞당겨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본회의 후 국회에서 최고위원단과 긴급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을 만나 "여당의 당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송구하고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인다"면서 "이 사태 결과는 전적으로 제 책임이고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당의 조직이 공백을 갖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만 마련해놓고 물러날 용의가 있다"며 즉각 사퇴 계획은 없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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