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민정 대타협'에 고무된 MB "이런 게 사랑"

"김수환 추기경께서 깨우쳐 준 사랑처럼…"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노사민정 대타협은 희망을 말이 아니라 실제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이수영 경총회장, 김대모 노사정위 위원장 등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의' 주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측이 전했다.

"기업인은 종업원을, 종업원은 회사를 정말 사랑해야"

이번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노동계가 임금 동결·반납·절감에 동의한 반면 재계는 해고를 자제하며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한다고 불분명하게 명시하는 등 노동계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지만, 청와대는 한껏 고무돼 있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시면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에게 깨우쳐 주셨다"며 "기업인은 종업원을, 종업원은 회사를 정말 사랑한다면 서로 큰 힘이 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울 때 분열하기 보다 힘을 합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지혜를 갖고 나아가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한국노총이 이번에 보여준 대타협의 정신에서 변화의 기운을 읽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아주 큰 일을 하셨다"며 참석자들과 일일히 악수를 나누는가 하면, "박수 한 번 치자"며 격려하는 모습이었다.

또 김대중 정부시절 체결된 지난 '노사정 대타협'과의 비교우위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정부가 주도해서도 이런 일이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번 노사민정 대합의는 정부 주도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이동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과거 노사정 대타협에서는 정치권 주도로 정리해고와 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졌다면, 이번 노사민정 대타협은 시민단체를 포함한 4대 주체들이 참여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내용이나 폭에 있어 진일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동계도 위기의식 느껴"…"노사합심이 관건"

노동계를 대표해 노사민정 대타협에 참여한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은 "우리 노동계도 이 경제난국에 위기의식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있는데 국민에게 노동계가 투쟁만 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어 "어제 선언한 내용을 전국 53개 한국노총 지부에 하달해서 각 지역에서 잘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수영 경총회장은 "IMF 경제위기 때 우리나라가 가장 빨리 회복했듯이 이번 합의문을 통해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가 가장 빨리 회복하도록 하자"고 독려했고, 조석래 전경련 회장도 "노사가 합심해서 어떻게 하면 이 경제를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며, 기업들도 투자를 늘려 어떻게든 버텨나가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