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뒷짐을 진 채 김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유리관을 들여다 보는 결례를 범해 구설을 샀다.
▲ 전두환 전 대통령이 뒷짐을 진 채 김수환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유리관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YTN 화면캡처. |
이날 경호원 10여 명과 함께 빈소를 찾은 전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제12대 대통령 전두환"이라는 글을 남긴 뒤, 김운회 주교의 안내를 받으며 시신이 안치된 대성전을 찾아 유리관 앞에서 불교식으로 합장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은 김 주교와 짧은 대화를 나누면서 뒷짐을 진 채 다소 굳은 표정으로 유리관 안에 안치된 김수환 추기경을 응시하는 모습이었다.
2분 가량의 조문을 마친 전 전 대통령은 "김 추기경과 인연이 많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연이 깊다"고 답했다.
전 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다.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내가 1사단장으로 있을 때 지학순 주교님과 함께 오셔서 사단 내에 성당을 지어달라고 부탁을 해 들어준 적이 있다"며 "보안사령관을 할 때도 개인적으로 초청해 저녁식사를 대접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초청한 자리에서 김 추기경을 또 만났는데, 교황이 폴란드 사람이고 축구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육군 축구선수 출신이라 다정하게 얘기를 했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은 "사람이 때가 되면 가는 것이지만, 어려울 때 도와주시고 조언을 해주고 가셨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면서 "애석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경제위기와 관련해 전 전 대통령은 "국민이 단합해서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며 "언론이 국민들을 화합시키는 방향으로, 정치적인 싸움을 붙이지 말고 선도하는 역할을 해달라. 이대로 난국을 극복하지 못하면 통일도 안 되고 강대국의 속국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 전 대통령은 '김 추기경과의 악연'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선 굳게 입을 다문 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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