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허성곤 김해시장이 효율적 행정업무를 위한 행정조직개편안을 내놨다. 이번 조직개편안의 골자를 살펴보면, 효율적 조직운영을 통해 4차산업혁명 선도도시를 조성하고 시민과 경제중심의 기능강화를 위해서 4과 3팀을 증설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을 위한 조례개정안과 예산편성안이 지난달 28일 김해시의회에 제출되자 시의회는 사전 설명·예시 없이 일방적으로 조직개편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발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결국 집행부측 행정자치국장이 나서 사과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었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시정의 책임은 시장에게 있고 정책은 결국 시장의 행정철학과 대의민주주의에 따른 시민의 뜻을 받들어 시장이 펼쳐가는 것이지만, 시장의 정책이나 행정 수행 능력에 따라 그 도시의 발전과 시민들의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의 말 한마디와 시 정책 하나에도 시민들의 눈이 쏠릴 수밖에 없다.
행정효율에 대한 대책으로는 비대해진 조직을 과감히 통폐합하는 조직 슬림화를 꾀해 조직 및 인력의 유연성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 허 시장은 조직개편을 통한 일부팀의 통폐합과 함께 과와 팀을 증설해 직원을 늘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비효율적 국장 집무실 공간 및 인력 정비 선행돼야
허 시장이 내놓은 이러한 조직개편안이 시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으려면 우선 제일 먼저 기존 조직내 비효율적인 공간과 인력 등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는 자기희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지적의 당위성으로는 시 청사 내에 근무하고 있는 국장급(4급) 고위 공직자들의 업무 공간인 집무실의 업무효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김해시는 6국을 비롯한 15명의 국장급 공무원이 편제돼 있으며, 이들 중 일선 동장 2명, 보건소장, 농업기술센터 소장, 장유출장 소장을 제외한 10명은 시 청사 내에서 10여평 정도의 각자의 방을 갖추고 별도의 여비서를 고용해 업무를 보조하게 하는 등 비효율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시민들의 비판에 대해 행정 당국은 또 다른 의견과 변명, 그리고 무지한 일부 시민의 영양가 없는 목소리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시장 외 최종 결제권자인 각 국장들이 하루에 전결로 처리하는 업무건수가 과연 몇 건이나 되는지, 또 굳이 별 할일이 없어 보이는 여비서까지 채용해 그들로 하여금 국장 집무실을 찾는 손님을 안내하고 접대하는 업무를 맡겨야만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것이 허 시장이 얘기하는 효율적 조직개편이냐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사실 팀 증설을 통한 인원 증원의 조직개편에는 좀 더 신중함이 있었어야 한다. 조직개편에 따른 16명의 인력 증원에는 어림잡아 년 간 수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곧 시민들의 혈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통과 투명행정으로 시민 공감 기대
또 다른 한편에서는 혹시 허 시장이 조직개편을 통해 자기 입맛에 맞는 외부 인사를 영입해 팀장으로 앉히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조직개편은 정말로 사심 없이 전문가와 시의회 그리고 간부 공무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져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경남의 한 지자체에서는 행정의 효율을 조직슬림화에 맞춰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시장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시장실을 없애고 민원실 한쪽에 오픈된 시장실을 만들어 시민들과 상시 소통함으로써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직원들과의 편한 소통과 스킨십을 통해 시민들과 직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소통은 권력의 평행선상에 존재한다. 아쉬울 것 없는 권력자에게 있어서 소통은 진정 불편하고 귀찮고 거추장스런 모습으로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은 간절함이 있어야 시작되며, 그 간절함이 기회의 문을 여는 것이다. 허성곤 김해시장에게서 이런 소통의 간절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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