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파워 트위터리언의 평가는 더 냉소적이다. 정의당 노회찬 대표는 박 대통령의 이번 담화를 간단하게 설명했다. 노 대표는 "나(박 대통령)는 아무 잘못 없지만 국회에서 여야가 날 쫓아낼 시점과 방법에 합의하면 법에 따라 쫓겨나겠다"라고 한 줄 요약한 뒤, "나는 여전히 대통령이며 국회에서 합의 못하면 임기 다 채울 것"이라는 해설을 곁들였다. 이어 "국회에 공을 넘겨 새누리당 탄핵 대오(비박계)를 교란하고, 개헌으로 야권을 분열시키는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도 노 대표와 같은 의견이었다. 표 의원은 이번 담화에 대해 "이간계"라고 단정하며, "새누리든 누구든 탄핵 절차 중단 내지 연기를 말하거나, 담화 내용 따라 움직이자 말하는 자는 '박근혜-최순실'의 부역자"라고 비난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국민의 피곤함과 스트레스는 안중에 없다. 국민은 죽든 말든 내 길을 가겠다"라는 것이라며, 이번 담화는 "국민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재정 전 의원은 해쉬태그(#)를 이용해 "촛불민심은 즉각퇴진이다"라고 밝힌 뒤, 국회에 책임을 전가한 것에 대해 "공 던지기 놀이를 너무 좋아한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러려고 국민이 촛불 들었나 자괴감"이 든다고 밝혔다.
'슈뢰딩거의 호방(@imhobangmom)'이라는 트위터 계정은 박 대통령의 담화를 '속보'로 전하며 고양이를 이용한 뉴스 자막으로 패러디했다. 박 대통령의 "100번이라도 사과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는 말은 "100번이라도 호방 드리는 게 도리"로, "(국회의)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말은 "절차 일정 밝혀주면 호방이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풍자했다. '호방(虎榜)'은 조선시대 과거에 합격한 이들의 명단(방)을 뜻하는데, 계정이 비유한 "호방이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박 대통령이 실제 통수권자가 아닌 꼭두각시, 즉 '쇼윈도 대통령'에 불과하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휴(@Full_Hue)' 계정은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할 때 지하철 안에 있었다. 휴대폰으로 생중계를 봤다"며 "(하차역을) 친절히 설명하는 (지하철) 안내 방송 멘트가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보다 더 진정성 있고 따뜻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곳에서라도 진정성이 있음에 감사했고, 다른 한편으론 서러웠다"고 덧붙였다.
기자의 질문조차 외면한 5분짜리 담화에 대한 비판도 있다. '윤댕이(@wave9000)'라는 계정은 5분 동안 할 수 있는 일로 "컵라면 끓이기"와 "화장실 볼 일 (해결)" 등을 언급한 뒤, 새롭게 "대통령 대국민 담화(New)"가 추가됐다고 전했다.
문화평론가 허지웅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노를 표현하면서도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허 씨는 "당장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 당연한 국회로 공을 넘겨 버리고 머리를 너무 잘 썼다고 우쭐해 있을 담화문 설계자와 대통령에게 너무 화가 난다"며 야권이 예고한 12월 2일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까지 "오늘 내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부정(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정략적인 이유로 관용을 베풀고 남겨두면 그 위에 아무것도 쌓아올릴 수 없다"며 "가깝게는 국민의 신뢰를 찾을 것이고 멀게는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국가 공동체를 건설하는데 출발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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