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한 축은 삼성 등 재벌이다. 이 사태 전개 과정에서 삼성이 했던 거짓 해명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당초 삼성은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204억 원 외에는 최순실 씨 일가에게 직접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거짓말이었다.
삼성은 최 씨 일가에게 280만 유로(약 37억 원, 2015년 9월 환율 기준)를 직접 송금했다. 재단 출연금 외에 최 씨 측에 직접 송금한 사실이 있었다.
이후 추가 송금 의혹이 계속 불거졌다. 그때마다 삼성은 최 씨 일가에게 따로 돈을 준 건 280만 유로가 전부라고 했다. 하지만 삼성 측 설명은 허술했다. 예컨대 280만 유로 송금 방식에 대한 설명 등은 계속 바뀌었다.
게다가 이런 해명마저 거짓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9월 무렵 319만 유로(약 43억 원)를 삼성전자 독일 법인 쪽 계좌로 보냈다. 앞서 송금한 280만 유로와는 별도다. 추가로 보낸 319만 유로는 최 씨의 딸인 정유라 씨가 타기 위한 말을 사는데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280만 유로가 전부'라던 해명 역시 뒤집어졌다.
삼성 측은 이 말의 소유권은 최 씨 측에 넘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최 씨 일가에 대한 지원은 아니라는 논리다. 삼성은 "도쿄올림픽 승마 지원을 위해 말을 여러 마리 샀는데, 승마협회 내부 문제로 선수 선발이 되지 않아 정유라 씨만 말을 탔다"라는 입장이었다.
이런 해명 역시 설득력이 흐려지고 있다. 28일자 <경향신문>이 인용한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구입했던 말들을 올해 7~8월에 팔았다. 하필 최순실 씨 관련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때다. 애초 정유라 씨를 위해 말을 구입했고, 관련 논란이 번질 조짐이 있자 말을 팔았다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앞서 삼성그룹은 청년희망재단 200억 원, 미르재단 125억 원, K스포츠재단 79억 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 원 등을 지원했다. 미르재단 및 K스포츠재단은 최순실 씨가 사실상 설립한 곳이다. 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사무총장으로 있던 곳이다. 청년희망재단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해 설립됐으며, 최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가 깊이 개입했다. 이와 별도로, 삼성은 최순실 씨가 사실상 지배하는 비덱스포츠에 현금 37억 원을 송금했다. 또 삼성은 최 씨의 딸인 정유라 씨를 위해 독일의 한 승마장을 구입하는데 28억 원을 썼다. 모두 합치면 500억 원대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43억 원을 지출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이 가운데 순수하게 정유라 씨를 위한 지출은 약 108억 원인 셈이다. 물론, 수사 진행 과정에서 더 드러날 수 있다. 정유라 씨는 이런 과정을 거쳐 '승마 특기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에 입학했으나, 특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정유라 씨는 현재 21세다.
고등학교를 마친 뒤 대학 진학 대신 삼성 반도체 공장 취업을 택했던 고(故) 황유미 씨가 직업병으로 세상을 떠난 당시 나이가 23세였다. 당시 삼성은 '입막음' 목적으로 황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에게 500만 원을 건넸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성매매 할 때 쓴 돈과 하필 같은 액수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활동가인 이종란 노무사는 "성매매 여성에게 건넨 500만 원…. 유미와 유미 아빠에게 삼성이 건넨 500만 원은 조롱의 돈"이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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