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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꽃지 노을과 함께 아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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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꽃지 노을과 함께 아듀 2016~

2016년 12월 두발로학교 <송년특집 : 서산 개심사 포행길과 태안 노을길>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마무리하는 송년 걷기입니다. 두발로학교(교장 진우석. 여행작가)는 12월, <송년특집>으로 서산 개심사와 보현사지를 잇는 호젓한 포행길을 걷고, 태안으로 이동해 리아스식 해변 따라 이어진 노을길을 걷습니다. 이번 여행의 대단원은 꽃지해변에서 맞는 일몰입니다. 할미바위 뒤로 떨어지는 장엄한 노을 속에서 한 해의 아픔과 슬픔을 털어내면 어떨까요.

▲꽃지해변 할미바위 노을. 먼 길을 걸어 만나는 노을은 더욱 감동적이다. Ⓒ진우석

두발로학교는 지난 51강부터 진우석 선생님을 새 교장선생님으로 모시고, 두발로학교를 새롭게 열어가고 있습니다.

진우석 교장선생님은 저명한 여행가이자 여행작가이십니다. 스스로 ‘시인이 되다만 여행작가’라 하며 ‘걷기 달인’, ‘길의 탐미주의자’로 통합니다. 히말라야, 카라코람, 알프스, 백두대간 등 국내외 굵직한 트레일을 걸었으며, <서울신문>에 <진우석의 걷기 좋은 산길> 연재를 시작으로 국내외 ‘날 것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이 달의 걷기길’ 선정위원으로 있으며, 삼성 SERICEO‧여행작가학교 등에서 여행강사로 활동합니다.

▲삼봉해변으로 들어오면 시원하게 바다가 열린다. Ⓒ진우석

진우석 교장선생님으로부터 12월의 걷는 길 <서산 개심사 포행길과 태안 노을길>에 대해 들어봅니다.

마음이 열고 닦는 절, 개심사
가야산 줄기의 상왕산 중턱에 자리한 서산 개심사는 소박한 절입니다. 봄철에는 겹벚꽃이 화려하게 수놓고, 여름에는 연못 가득 연꽃과 한 그루 배롱나무가 장관입니다. 가을에는 곱게 단풍이 물들고, 겨울에는 눈이 소복하게 내려앉습니다. 답사 전문가 유홍준 교수는 옛글을 패러디해 개심사가 “춘삼월 양지바른 댓돌 위에서 서당개가 턱을 앞발에 묻고 한가로이 낮잠 자는 듯한 절”이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개심사는 백제 말기 654년 혜감에 의해 창건됐고, 세 차례 중창을 거쳐 1955년 현재의 모습으로 보수됐다고 합니다. 주차장에서 절까지 이르는 돌계단이 정갈하며,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탁월한 백제계 전통 정원이 아름답습니다. 건물로는 근대의 명필 해강 김규진이 전서체로 쓴 ‘象王山 開心寺’ 현판이 붙어 있는 안양루, 1475년 지어진 심검당과 대웅전, 스님들이 기거하는 무량수전, 명부전, 산신각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각이 많지 않지만 짜임새 있는 배치로 답답하거나 왜소해 보이지 않습니다.

절을 구경한 후에는 산신각 옆으로 난 숲길을 따라 산을 오릅니다. 숨이 가팔라질 무렵이면 능선에 올라서고요, 한동안 조붓한 능선길을 이어지다가 보현사지로 내려옵니다. 스님들이 좌선 중 졸음이나 피로한 심신을 풀기 위해 산책하듯 느린 걸음으로 걷는 ‘포행’이란 말이 어울리는 짧지만 한없이 평화로운 길입니다.

▲삼봉해변의 자랑인 곰솔 산책로는 600m 이어진다. Ⓒ진우석

‘태안해변길’의 대표코스 <노을길>
보현사지를 둘러봤으면, 버스를 타고 태안으로 이동합니다. 1978년 우리나라에서 13번째로 지정된 태안해안국립공원은 리아스식 해안과 독특한 해양생태계가 아름다운 해상공원입니다. ‘태안해변길’은 2007년 원유유출사고로 침체된 태안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지속적인 탐방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만들었습니다.

‘태안해변길’은 태안반도 최북단의 학암포에서 최남단의 영목항까지 장장 120㎞ 이어집니다. 각 지역 특징에 따라서 바라길과 유람길, 솔모랫길, 노을길, 샛별바람길 등으로 구분되는데요. 그중 대표 코스가 5구간인 <노을길>입니다. 노을길은 안면도의 백사장항~삼봉~기지포~두여~밧개~방포~꽃지로 이어지며 거리는 12㎞입니다.

태안에서 안면대교를 건너면 노을길의 출발점인 백사장항이 나옵니다. 안면도는 본래 육지로 ‘안면곶’이었습니다. 조선 인조 때 삼남지역의 세곡을 운반하기 위해 남면 신온리와 안면읍 창기리 사이의 곶을 절단해 섬이 되었지요. 안면(安眠)이란 글자 그대로 ‘편하게 잘 잔다’는 뜻이지만, 조수가 편안히 누워 쉴 수 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안면도가 숲으로 우거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고 있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기지포 모래 언덕 앞의 해변을 걷는 사람들. 기지포는 신두리 버금가는 사구 지역이다. Ⓒ진우석

바다가 키운 곰솔과 기지포 해안사구
드르니항과 마주한 백사장항은 아담하고 정겨운 항구입니다. 이곳에서 잡히는 대하가 유명해 10월이면 축제가 열립니다. 백사장항 해산물센터를 지나면 솔숲이 나오면서 노을길이 시작됩니다. 노을길은 바다를 따르기에 평탄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언덕과 비탈진 산길도 제법 많습니다.

백사장해변이 끝나면 작은 야산인 삼봉이 앞을 막고 있는데요. 작은 봉우리 셋이 모여 있어서 삼봉이라 불립니다. 삼봉전망대는 높이 20m에 불과하지만, 조망은 특급입니다. 푸른 바다가 역동적으로 펼쳐지고, 지나온 해변과 가야 할 길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수평선에는 역광 속에서 지도, 지치, 삼섬, 갈마섬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삼봉을 내려오면 삼봉해변이 나옵니다. 그대로 백사장을 따라 걸어도 되지만, ‘사색의 길’로 불리는 600m 길이의 곰솔 숲길을 걸어야 제맛입니다. 파도소리가 크게 들리는 수천 그루 곰솔 터널을 걷는 맛이 일품입니다. 중간에 멈춰 심호흡을 크게 하면 솔향기가 온몸으로 스며듭니다.

곰솔 터널이 끝나는 지점이 기지포해변입니다. 기지포는 마을의 형태가 베틀을 닮아 ‘베틀 기(機)’와 ‘연못 지(池)’를 씁니다. 기지포는 신두리처럼 본래 드넓은 모래언덕으로 형성된 해안사구입니다. 여기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안쪽 길은 계속 숲길이고, 해변으로 나가면 휠체어와 유모차가 다닐 수 있도록 나무데크로 조성한 길이 나옵니다. 나무데크가 1004m 이어진다고 해서 ‘천사길’로 부릅니다.

기지포해변이 끝나는 지점에 창정교가 놓여있습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풍천을 건너면 두여해변이 나옵니다. 백사장에서 여기까지가 6㎞, 노을길의 중간지점입니다. 두여전망대에 오르면 대규모 지각운동으로 형성된 물결 모양의 해안습곡과 바위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밧개해변을 지나면 방포해변으로 들어섭니다.

▲봄철 산벚꽃이 가득했던 보원사지 Ⓒ진우석

노을 지는 꽃지에서 걷기 마무리
방포해변은 펜션과 모텔이 가장 많아 노을길 중 가장 번화가입니다. 방포의 바닷가는 평범하지만, 해변에 놓인 나무의자가 비범합니다. 이곳에 앉으면 따순 겨울 햇살이 부드럽게 얼굴을 어루만집니다. 그리고 수평선으로 훌쩍 내려온 해가 수면에서 반짝반짝 빛납니다. 방포에서 다시 야산을 오르면 꽃지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방포전망대에 닿습니다. 이윽고 해가 점점 기울면서 ‘마법의 시간’이 펼쳐질 시간입니다.

꽃지 할미바위 앞에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서둘러 내려와 꽃다리를 건넙니다. 꽃다리는 꽃지해변과 방포를 잇는 아치형다리로 이곳 역시 일몰 포인트로 유명하지요. 백사장, 삼봉, 기지, 두여, 밧개, 방포… 그동안 걸어온 곳의 이름이 참 예뻤습니다. 꽃지는 소박한 이름의 절정입니다. 해변을 따라 해당화가 많이 피어 ‘화지(花池)’로 불리다 ‘화’자가 우리말 ‘꽃’자로 변했습니다. 안면도에서 제일 큰 해수욕장으로 인근의 안면도자연휴양림과 함께 안면도국제꽃박람회가 열리는 곳입니다.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로 불리는 바위섬은 해상왕 장보고의 부하 승언 장군이 전쟁터에 나간 후 돌아오지 않자 아내 미도가 일편단심 기다리다 죽어 망부석이 됐다는 전설이 내려옵니다. 시나브로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사이로 해가 들어오자, 때마침 썰물을 타고 길이 열립니다. 사람들은 그 길을 따라 할미바위로 나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그렇게 노을길은 화려한 노을 속에서 마무리됩니다.

두발로학교가 12월에 걷는 제52강 <송년특집 : 서산 개심사 포행길과 태안 노을길>의 구체적인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2월 17일(토요일)>

07:00 서울 출발(06시 50분까지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6번 출구의 현대백화점 옆 공영주차장에서 <두발로학교> 버스에 탑승바랍니다. 아침식사로 김밥과 식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답사 일정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습니다.) 제52강 여는 모임
09:00 개심사 주차장 도착
09:00~11:40 개심사, 개심사~보원사지 포행길(2.5km) 걷기, 보원사지 답사
11:40~12:40 보원사지 출발, 태안 창리 도착(버스 이동)
12:40~13:40 점심식사(영양굴밥정식)
13:40~14:00 삼봉해변 도착(버스 이동)
14:00~17:00 삼봉해변~꽃지해변(8km) 걷기
17:00~17:30 꽃지 일몰 감상
17:30~19:00 서울 출발. 제52강 마무리모임
*현지 상황에 따라 코스가 축소‧변경될 수 있습니다.

▲<서산 개심사 포행길과 태안 노을길> 걷기 약도 ⓒ두발로학교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걷기 편한 차림(가벼운 등산복/배낭/등산화), 모자, 선글라스, 스틱(필요한 분), 무릎보호대(필요한 분), 물통, 윈드재킷, 우비(+접이식 우산), 따뜻한 여벌옷, 간식, 자외선차단제, 헤드랜턴(또는 손전등), 필기도구 등(기본상비약은 준비됨).

▲방포전망대에서 꽃지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가 내려다보인다. Ⓒ진우석

▷두발로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방포의 명물인 나무의자. 기우는 햇살이 반짝반짝 빛난다. Ⓒ진우석

두발로학교를 여는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걷기>의 시대입니다. 여기저기 걷기 코스의 명소들이 생겨나고 <걷기 동호회>도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들도 고유의 <길>을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인간이 한동안 잊었던 <걷기의 가치>를 되살리고 걷기를 통해 몸과 마음의 즐거움과 건강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직립보행(直立步行) 이후 걷기를 멈춘 적은 없습니다. 최소한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도 걸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걷기가 새삼스럽게 각광을 받는 이유가 뭘까요.

성경 <요한복음>에서 예수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길을 본받는데, 길은 스스로 그러함(자연)을 본받는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길>에서 이처럼 종교적 진리나 철학적 깨달음 같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길을 걸으면서 내면의 기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루소는 <고백록>에서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나의 마음은 언제나 나의 다리와 함께 작동한다.”고 말했습니다. 걷기의 리듬은 사유의 리듬을 낳는다고 합니다. 경치를 구경하며 생각할 수 있고, 미지(未知)의 것을 기지(旣知)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레베카 솔닛의 저서 <걷기의 역사>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의사가 둘 있다.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 말이다. 몸과 마음이 고장 날 때 나는 이 의사들을 찾아가기만 하면 되고, 그러면 다시 건강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경제적이고 신체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택한 것이 <걷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속도와 능률이 지배하는 세상에, 목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걷기를 통해 느림의 미학으로서 세상을 보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사람마다 걷기를 통해 찾고자 하는 의미와 기쁨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두 함께 찾으려는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 <새로운 경관> <자연을 즐기는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의 세 가지가 아닐까요.

<두발로학교>는 <아름다운 길 걷기> 전문학교입니다. <두발로학교>에서 세 마리 ‘토끼몰이’를 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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