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 시간) 사설을 통해 최순실 사태로 촉발된 박 대통령의 정치적 몰락을 드라마 <왕좌의 게임>, 라스푸틴, 그리스 비극에 비유하며 "한국에 기이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설은 박 대통령을 "18년간 통치한 군부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라고 소개하며 "박 대통령은 임기 초기에는 대단히 인기 있었지만, 현재는 거대한 퇴진 요구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사설은 "2012년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박 대통령은 아버지의 정치력을 물려받아 부패에서 자유롭고 개인적 이익보다 국민을 우선시하는 지도자로 비쳐졌다"면서 그러나 현재는 "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사설은 이어 부모가 잇따라 암살당하자 사이비 종교 지도자 최태민이 어린 시절의 박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최태민의 딸 최순실은 국정 개입은 물론 수백 억 원의 돈을 기업들로부터 갈취했다고 기술했다.
사설은 "박 대통령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려면 보다 진전된 사과를 해야 한다"면서 "최순실의 악행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전적으로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가디언>도 이날 4%로 떨어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언급하며 "민주적으로 선출된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최저치"라고 보도했다.
갤럽코리아의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한 <가디언>은 "지난 3주 동안 5%에 머물렀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포인트 더 하락한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3%포인트가 오른 93%에 달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어 "가까운 친구의 국정 개입과 부당한 영향력 행사로 박 대통령의 통치력이 무너지고 있다"며 "최순실을 기소한 검찰은 이제 이 스캔들에서 박 대통령이 수행한 역할을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검찰이 박 대통령의 측근들과 삼성, 롯데 등 대기업으로 수사 범위를 넓혔다는 소식을 전하며 "수천 명의 농민들을 포함, 10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이번 주말 집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청와대로 행진하는 군중들과 경찰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임기가 2018년 2월까지인 박 대통령은 두 번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퇴진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면서 "야당이 추진하고 있는 탄핵이 성공하려면 박 대통령의 영향권 하에 있는 집권당의 동조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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