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을 제외하면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는 처음이다.
약 15분간 이어진 이날 전화통화는 오바마 대통령 측이 전화를 걸어 와 이뤄졌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오바마 "보호무역주의 유혹 뿌리쳐야"
이명박 대통령이 먼저 영어로 "헬로우(Hello)"라고 인사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화답하는 등 친근함도 드러냈다.
이번 통화에서 양국 정상은 주로 북핵문제와 경제위기 극복방안 등을 두고 대화를 나눴다. 오바마 대통령은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공조하는게 중요하다"면서 "최근 일련의 상황을 살펴볼 때 6자회담의 공조를 철저히 함으로써 한반도의 비핵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알게됐다"고 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그 동안 한국정부가 보여 준 통찰력이 소중한 교훈이 됐다"며 "한미동맹이 중요하다.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북핵문제에 대해 미국 새 행정부가 단호한 의지를 보여 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방안과 관련해 "G20에서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고자 하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발 경제위기의 여파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보호무역주의로 기우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 역시 "보호무역이 강화되면 경제회복이 지체된다"면서 "미국 경제가 살아나야 세계 경제가 살아나는 만큼, 미국의 리더십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언급은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꺼냈다"고 설명했다.
MB "미국 경제도 역전을"…오바마 "감사하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공화당의 정치인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함께 시청해 관심을 끌었던 미국의 '슈퍼볼'도 화제에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슈퍼볼에서 내가 응원했던 피츠버그 스틸러스 팀이 이겨 기쁘다. 특히 피츠버그에는 한국계인 하인즈 워드 선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나도 그 팀의 팬"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피츠버그가 극적으로 역전했는데, 미국 경제도 이처럼 역전하길 바란다"고 언급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미 FTA 비준이나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은 없었다고 이동관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두 정상은 세계적 공통 관심사에 대해 협력키로 했다"면서 "정상 간의 통화인 만큼 구체적 현안을 언급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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