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23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수습을 위해 남아 있던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난파선에서 뛰어내리고 있는 형국이다. 박 대통령이 형사 피의자로 입건된 상황에서 법무를 담당하는 관료들이 패닉 상태에 빠져든 것으로 해석된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지난 21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지금 상황에서 사직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전했다. 전날인 20일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 안종범 씨 등과 함께 공범으로 피의자 입건된 날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후임으로 임명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최재경 민정수석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수석은 지난달 30일 내정됐으며, 지난 18일 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한때 김 장관과 최 수석이 검찰 수사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해 경질당한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으나, 임명된 지 1주일밖에 안돼 책임질 일이 전혀 없었던 최 수석마저 김 장관과 사실상 동반 사퇴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난파선'에서 스스로 뛰어내린 것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전날에는 검찰이 박 대통령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최순실 국정 농단' 관련 대화 녹음을 "10초만 공개해도 촛불이 횃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 본인의 국정 농단 혐의가 상상하는 수준 이상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이런 수사 결과는 고스란히 김 장관과 최 수석에게 보고되는 구조다. 두 인사가 사표를 낸 시점도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다.
앞서 최 수석이 이끄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이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의 입장문을 대신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같은 부분도 최 수석이 사표를 낸 것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의 수용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말을 전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의 수용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말을 전했다.
박 대통령의 핵심 포스트였던 두 인사가 난파선에서 뛰어내리면서, 각료들의 추가 이탈이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새누리당 안에서도 이탈 행렬이 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대권 불출마를 선언하며 박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정현 대표도 이날 한때 사퇴설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기자분들이 왜 그런 거짓말을 하고 그러느냐"며 "제가 사퇴에 대해서는 12월 20일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고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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