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9일 "(한국은) 일본과 비교해 에너지 효율이 3분의 1밖에 안 된다"면서 "우리가 3배 떨어지는데 이래서 어떻게 경쟁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국 시군구 단체장 230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국정설명회에서 "지자체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직도 겨울에 짧은 옷 입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나라"
이 대통령은 "일본은 아파트 층고(천장)가 우리보다 낮다. 층고를 낮춰 냉난방 에너지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라면서 "한국은 전혀 그런 의식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공공기관이) 관광지 건물같이 1층 로비를 높게 해서 에너지는 어떻게 소비되고 하는, 그런 의식이 없다"며 "기초단체장이나 공직자들이 건물을 지을 때 에너지를 어떻게 줄일가 하는 그런 설계도, 규제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본에 이어 미국의 사례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만 봐도 온도계를 고정시켜 놨다. 추워도 (온도를) 올릴 수 없게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아직도 아파트 중앙난방식이 돼서 겨울에도 짧은 옷 입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나라"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얘기는 들었지만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피할 수 없는 그런 일이라는 인식이 덜 돼 있다"며 "건물을 크고 보기 좋게, 편하게 지으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경쟁력을 갖고 이길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며 "그래서 한국의 모든 산업을 녹색산업으로 전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산화탄소(CO2) 절감에 지자체도 적극 협력해 달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국민소득 3만 불, 4만 불로 가려면 공장을 더 지어야 하는데, 탄소소비량을 지키려면 현재 있는 공장도 줄여야 한다"며 "줄이지 않으려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야 하고, 한편으로는 에너지 사용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조림을 해서, 나무를 심어서 CO2 발생을 줄이는 만큼 한국은 늘릴 수 있다"며 "포스코는 남미에서 나무를 심고 CO2 배정량을 더 받으면 된다고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자치단체장들도 자기 관할에서 (CO2 배출량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인식을 갖고 아파트 건물을 지어야 한다"며 "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게 아니라 그 길을 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 더 어려워질 수 있다…불가피성 인정해야"
올해 경제전망과 관련해선 "(작년) 연말에 계획했던 것보다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더 나빠진다면 연말에 세웠던 정부의 목표도 다소나마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무역은 경상수지 흑자를 낼 수 있고, 어떻게든 흑자를 내면 외환보유고가 2000억 불 가까이 된다"며 "중국과 일본, 미국이 서로 통화 스와프할 수 있는 여력이 1000억 불이 넘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물론 쓸 수는 없지만 심리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외환위기는 없을 것이라는, 그런 것을 세계에 신뢰를 줄 수 있다"면서 "IMF 총재도 TV에 나와서 한국의 경제정책이 세계에서 가장 올바른 길이라고 말하고 있고, 한국이 가장 먼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국제기구에서 공식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금리를 낮추고 재정지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우리가 가장 좋다"면서 "미국과 일본이 제로 금리이고 유럽이 2%대에 있으나 우리는 기본금리가 3%대인 만큼 우리는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는 정책을 펼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새해 첫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에서 2.5%로 낮추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이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어서 주목된다.
이어 이 대통령은 "가장 걱정되는 것은 서민이고 일자리"라면서 "1/4분기부터 급속도로 어려워질 수 있다. 세계경제와 더불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가피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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