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공공기관 합동 업무보고에서 "기관장들이 노조와 서로 잘 지내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그 조직을 아주 방만한, 되돌이킬 수 없는 조직을 만든 예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직에 도움되지만 국가에 반하는 일을 하는 조직이 돼선 안 된다"며 "노조도 공직자다. 그런 무책임한 일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이해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제가 어려우니 변화는 안 된다? 절대 그렇지 않다"
이어 이 대통령은 "(기관장이) 노조와 잘 지내 임기를 채운다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면서 "여러분은 시대적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이 시대의 공공기관을 맡았다는 것은 단순히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으로부터 우리 공공기관들이 그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면서 "대부분 기관은 비전문적이고, 안일하고 방만한 경영을 해서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고 강도높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공기업 사장들이 이런 조직을 개혁하고 혁신할 자신이 없다면 그 자리에서 떠나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해오던 대로, 그전보다 좀 낫게 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는 될 수 없다"면서 "새로운 정부 하에서 새로운 공기업은 새로운 출발을 해야한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은 '경제가 어려울 때 경영을 개혁하고 혁신하고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시기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나는 그렇게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더 조직을 혁신하고, 개혁하고,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경제가 어렵다는 구실을 갖고 조직을 적당히 하고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여러분의 업무 중 민간에 넘겨주는게 더 효과적인 업무가 있을 것이고, 아웃소싱이 더 도움이 되는 것이 있을 것"이라면서 "민간에 넘어가면 민간도 발전할 수 있다"고 공공기관 민영화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조직, 기능을 그대로 두고 사람만 줄이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며 "업무가 다른데 넘어가고 그 민간부서가 업무를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면 여러 가지 조직의 변화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특히 공직사회의 부정과 비리는 앞으로 엄격하게 다뤄질 것"이라며 "적당히 덮고, 이렇게 넘어가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정권은 도덕적으로 매우 강한 입장에서 출발했기에 우리는 임기 중 선진일류국가를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성장뿐 아니라 일류국가가 갖춰야할 여러 분야를 세계적 수준으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한국전력과 도로공사, 주택공사, 토지공사, 석유공사, 가스공사,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34개 주요 공기업 사장들이 참석했다.
▲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
"지난 1년, 후회도 보람도 있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앞서 열린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이 좀 더 투철한 사명감과 의식을 갖고 전도사 역할을 해 달라. 그래야 공직사회가 따라 온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을 회고하면 후회도 있고 보람도 있었다"고 자평하면서 "발전하는 조직은 어려움 속에서 배우는 조직이다.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소심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며 "사안이 발생하면 담대하고 담담한 마음으로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복잡한 역사적인 과제를 안고 출발했고 여러 가지 어려움 겪었지만 밋밋할 때 보다는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서 일하는 게 어떻게 보면 보람이고 행복일 수 있다"며 "여러분들이 긍정적으로, 여유를 갖고 일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은 특히 자기가 맡고 있는 행정 분야와 현안에만 몰두하지 말고 고개를 들고 밖을 봐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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