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태의 주인공 최순실 씨가 사실상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1일 <한겨레>에 따르면, 최순실 씨는 이영선 청와대 부속실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청와대를 수시로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행정관은 최 씨가 강남의 비밀 의상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옷을 고를 당시인 2014년 11월 3일 CCTV 화면에서 최 씨를 보좌하는 것처럼 등장해 눈길을 끌었던 인사다.
관련해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 행정관은 청와대 소유의 차량을 몰고 최순실 씨의 집이나 사무실 등으로 가서 최씨를 태우고 청와대로 들어왔다"며 "나갈 때도 이 행정관이 최 씨의 행선지까지 운전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 행정관은 청와대 제2부속실 소속이었다. 제2부속실은 원래 대통령 영부인의 일정 등을 전담하는 부서였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영부인이나 자녀가 없어 제2부속실이 필요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박 대통령은 제2부속실을 "민원 창구로 활용하겠다"며 이를 유지시켰고, 자신의 '수족'과 같은 안봉근 전 비서관을 실장으로 임명해 운영했었다.
제2부속실은 2015년 1월 정윤회 문건 파동 이후 제1부속실과 통합됐고, 안봉근 전 비서관은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수평이동했다.
이 행정관의 상관이 안 전 비서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제 2부속실과 안 전 비서관이 최 씨를 마치 '퍼스트레이디'처럼 모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최 씨와 함께 대통령의 옷을 고르는 CCTV에 등장했던 윤전추 행정관도 제2부속실 소속이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이날 또 최 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받아본 흔적이 남아 있는 '최순실 PC의 명의자 김한수 선임행정관이 최 씨 조카와 고교 동창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과 같은 청와대 외부 기관이 아니라, 청와대 내부에서 '최순실의 사람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최 씨가 스포츠계에 마당발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유도 선수 출신 이영선 행정관의 경우도 애초에 최 씨 인맥이 아니었느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윤전추 행정관의 경우는 최 씨의 딸인 정유라 씨의 헬스 트레이너였다는 증언들도 나오고 있다.
김한수 행정관이 최 씨 조카 친구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정 대변인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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