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비주류 의원들이 '이정현 지도부 사퇴'를 집단적으로 공개 요구하고 나섰다.
지도부 사퇴와 거국 중립 내각 구성을 논의한 31일 오전 이른바 '비박계 긴급 회동'에는 40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참석했다.
참석 의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60명에 가까운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에 참여할 기세다.
새누리당 현직 의원은 129명으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를 계기로 지금까지의 친박 주도 당내 세력 구도가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정현 대표 등 지도부는 이들의 사퇴 요구에 일단은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오전 새누리당 비주류는 긴급 회동과 성명서 발표 등으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무성 전 대표와 정병국 나경원 주호영 등 중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긴급 회동에서는 당 지도부에 △조건 없는 특별검사제 수용 △거국 중립 내각 구성△ 이정현 지도부 사퇴 등을 요구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회동을 마친 후 황영철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지금까지 당 지도부가 최순실 국정 농단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현 지도부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병국 의원은 tbs(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한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정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지난 국정 감사에서 최순실 관련 증인을 채택하는 과정에서부터 (청와대와 최순실 측을) 비호했고 앞장서서 막았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회동에 참석이나 동의를 밝힌 바람은 약 54명이다.
이날 회동은 그간의 비주류 회동보다 컸던 그 규모에서도 시선을 끌었지만, 흔히 '비박계'로 분류되지 않던 몇 의원들이 참석한 것을 두고도 주목을 받고 있다.
회동에는 범친박계 또는 중립 성향으로 분류됐던 전희경 김현아 김순례 성일종 송희경 유의동 김종석 의원 등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표는 '재창당 수준의 납득할 만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현재 당 지도부의 인식이 매우 안이한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을 마친 후 강석호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 같은 '지도부 사퇴'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강 최고위원은 "오늘 아침 많은 의원들은 현재의 지도부로는 사태를 수습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의견을 냈다며 지도부 사퇴가 "대다수 여론이었다"고 공개 발언을 했다.
아울러 초재선 의원들이 중심이 된 '최순실 사태 진상 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도 이날 오전 "최순실 사태에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국민 여러분께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성명에는 거국 내각 구성과 당 지도부 총사퇴 요구도 담겼다.
이 모임에 역시 김순례 오신환 정유섭 등 범친박 또는 중립 성향으로 분류되던 의원들도 참여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여전히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성원 대변인은 최고위 도중 기자들을 만나 당내 지도부 사퇴 요구 분위기에 대해 "그 문제에 대해선 특별하게 오늘 논의한 게 없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럴 때일수록 당직자들과 중심을 잡고 헤쳐나가자는 의견"이 있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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