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인해 여론의 압박을 받은 박근혜 정부가 30일 오후 새 내각 구성을 발표했다. 단연 주목받는 자리는 최순실 사태의 청와대 내 몸통 의혹을 받은 우병우 씨의 후임 민정수석으로 발표된 최재경(53) 전 인천지검장이다.
최 전 인천지검장은 대검 중수1과장-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대검 수사기획관-대검 중수부장 등 검찰 내부 요직을 모조리 섭렵한 대표적 '특수통'이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 대구고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해 1988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임명됐다. TK 인맥으로 분류 가능하다.
지난 2006년 대검 중수1과장 재직 시 현대·기아차 비자금 사건 주임검사를 맡아 정몽구 회장을 구속했다. 곧 이어 론스타 사건 당시도 주임검사 역할을 했다.
2007년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직 시 세간을 뒤흔든 다단계 사기 사건인 제이유(JU) 사건을 맡았고,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가 연루된 BBK 사건도 수사했다.
대검 수사기획관 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 형 노건평 씨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구속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중요 사건 대부분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 작전 실패 책임을 지고 검찰을 떠났다. 세월호 참사 발생 후 도피 생활을 하던 유 전 회장은 전남 순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해 7월 24일 최 전 인천지검장은 사표를 제출하며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유병언)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일이 있다면 오로지 지휘관인 제 책임"이라며 "특수검사로 거악과 싸운다는 자부심 하나 갖고 검찰의 전장을 돌고 돌다보니 어느 덧 젊은 검사의 꿈과 열정은 스러지고 상처뿐인 몸에 칼날마저 무뎌진 지금이 바로 떠날 때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 전 인천지검장의 검찰 내 평가는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요 사건 수사 과정에서 그는 정치성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건이 BBK 수사다.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에 면죄부를 준 수사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는 노무현 정부 당시 인사들에 관한 전면적 수사를 지휘했지만, 무죄 판결로 이어졌다.
대검 중수부 폐지 논란의 한가운데에 서기도 했다. 최 전 인천지검장은 대검 중수부장 시절 한상대 검찰총장이 중수부 폐지를 주장하자, "수용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후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이 총장 퇴진을 요구해 한 총장은 불명예 퇴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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