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발표한 지난 25일 사과문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작성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7일 <TV조선>에 따르면 여권 핵심 관계자는 "우병우 민정수석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김성우 홍보수석의 조력을 받아 연설문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홍보수석실은 유명무실한 데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민정수석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들을 관리하는 자리다. 최순실 씨 관리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우 수석이 최 씨의 '국정 농단'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사과문을 직접 썼다고 한다면, 사과문의 진정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읽은 95초 사과문에 책임자 처벌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최 씨 관리 실패의 책임이 가장 큰 민정수석 거취 등이 들어가 있지 않았던 이유도 설명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매체는 "김재원 정무수석이 뒤늦게 사과문안을 보고 '여론을 달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국회에 출석해 "대통령께서 직접 (사과문 검토를) 했다"고 밝혔다. 이는 비서실장이 사과문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이 최종 작성자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사과문 또한 '대필'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청와대는 즉각 부인했다. 김재원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무차별적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사과문 작성에는 홍보수석이 주도적으로 관여했다고 반박했다. 김 수석은 "그 (사과문) 내용은 대통령님의 구술에 따라 작성된 사안이지, 그것이 다른 어떤 내용이 개입된 적은 없다고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은 "저는 그 과정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문안을 작성하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 회견장에서 처음으로 접했다. 그 문안을 보고 어떤 내용 수위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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