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노무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입을 열었다. 그는 본격적인 현실 정치 재개와 관련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완전히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유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이후인 지난 2일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현실 정치 재개 여부와 관련해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제가 선택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같은 인터뷰는 9일 발행됐다.
그는 "보상심리로 노 전 대통령을 열심히 모신 사람이 선거에 나오면 지지해 줄 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정당의 존재 근거가 되고 우리 사회 발전에 제대로 기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민주당과 관계에 대해 "민주당은 나름의 역할이 있는 필요한 정당"이라면서도 "제게 정치는 역시 이상주의 운동인데 민주당에는 이상을 품고 있는 조직이 풍기는 향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탈당 전 2007년 대선 후보 당내 경선에 출마한 데 대해 "패배하는 한이 있더라도 참여정부 5년간의 국정운영 성과와 부족함을 솔직히 이야기 하고 개선할 방법을 말하고 정책 노선을 계승해가자, 단 한번이라도 소리칠 기회를 얻고 싶은 게 (경선 출마) 동기였다"고 말했다.
"스타 정치인은 호랑이 등에 올라탄 사람"
현재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 추모 정국 이후 현재 대선 및 서울시장 후보를 포함한 각종 지지도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정치인들은 그런 데(대중의 인기)에 혹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게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다"면서 "제 인생도 있고 제가 속해 있는 공동체의 여러 상황도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 정치인은 호랑이 등에 올라탄 사람"이라며 "위험을 벗어나고 싶으면 지지자를 실망시키더라도 빨리 손을 털고 그만 두든가, 정치를 하는 한은 중간에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더라도 끝까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민심과 관련해서 "무슨 비리를 저질렀건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그것을 취했다. 다수의 국민이 하나의 소망을 갖고 있으면 반드시 어떤 형식으로든 이룬다"며 "현재 그런 게 있는지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그는 "거대한 흐름으로 형성해내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장관은 "상대가 나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는 절충과 타협을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대단히 전투적으로 임한다. 정치적으로 더 큰 사람이 되려면 그런 점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에 '지금보다 정치적으로 더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역사적으로 단죄 받을 영결식"
유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 관련해 "가기 싫었다"며 "가해자가 조문하러 와서 헌화하는 일종의 가면무도회 같은 행사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정당성이 없고 역사적으로 단죄받을 영결식이라고 봤다"고 이명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그는 또 "시청 앞 광장 문제가 헌법이 완전히 짓밟힌 대표적 사례다. 날마다 짓밟히고 있다"며 "권력자가 선의 의지를 갖고 있을 때는 민주주의가 작동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금방 꽝 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한정식(헌법)에다 '경제살리기'라는 일품 요리를 추가해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기본(헌법)은 다 빠지고 약속한 일품 요리도 안 올라오고 있다"며 "정권을 바꾼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국민은) 학습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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