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군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하고 있는 이라크 제2 도시 모술 탈환을 위한 군사 작전을 개시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17일 "모술을 해방하기 위한 작전이 시작됐다"고 공격 개시를 선포했다. 아바디 총리는 "승리의 시간이 도래했다"며 "다에시(IS를 지칭하는 아랍어)의 테러와 폭력으로부터 모술을 해방하기 위한 승리 작전을 개시한다"고 했다.
IS는 지난 2014년 6월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을 점령한 2주 뒤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IS 점령지 가운데 가장 큰 도시가 모술이다. 유전과 정유 시설 등이 밀집되어 있어 IS의 경제 수도 역할을 해왔다.
그만큼 모술 탈환전은 IS 격퇴전의 핵심으로, 탈환에 성공한다면 IS는 이라크에서 기반을 상실하는 결정적 타격을 입게 된다.
아바디 총리는 "모술 해방작전을 이끄는 군은 용감한 이라크군과 국가 경찰로, 이들만 모술에 진입한다"고 했다.
이라크군이 주축이 되더라도 모술 탈환전에는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와 쿠르드 자치지역의 군조직인 페슈메르가가 개입하고 미국 주도의 연합군도 공습을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이 공동 작전을 펴더라도 셈법은 매우 복잡하게 엇갈린다. 미군은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를 견제한다. 페슈메르가는 모술 탈환전을 쿠르드 자치지역의 독립국가 건설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이라크는 이런 쿠르드계의 자치 독립을 견제한다.
또한 이라크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터키까지 모술 탈환전에 개입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최근 "모술을 다에시로부터 탈환한 후 그곳에는 수니파만 남아야 한다"고 말해 시아파 이라크 정부를 자극하기도 했다.
복잡한 종파 관계뿐만 아니라, 모술 탈환전에는 적지 않은 민간인 희생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모술에는 150만 명가량의 민간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IS는 모술 공격에 대비해 탱크 저지선을 구축하고 현지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는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이번 전투에서 많은 사상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영국 <가디언>은 군사 작전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수백 만 명의 난민 문제와 IS 점령 2년 동안 피폐해진 모술을 어떻게 재건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면서 이것이 이라크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번 탈환전으로 70만 명가량의 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근 난민촌의 수용 규모는 5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 인도주의적 위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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